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집값 떨어지면 그때 집을 사라"는 발언과 배우자의 고가 아파트 갭투자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19일 유튜브에 출연해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된 지 나흘 만에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비판이 확산하자 직접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차관의 사과문 발표는 국토부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사과에는 총 2분가량 소요됐다. 생중계 형식이었지만 댓글 및 실시간 채팅창은 열리지 않았다.
그는 '주인 전세'를 활용해 '갭 투자자'에게 집을 팔고 배우자는 전형적 '갭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특히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성남은 이런 방식의 투자가 불가능해져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날 선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국토부는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했다며 통상적 갭 투자와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더 확산되자 이 차관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 차관은 23일 오전 국토부 유튜브 채널 생중계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의 고위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유튜브 방송 대담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배우자의 고가 아파트 갭투자 논란과 관련해선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차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돌아보겠다. 부동산 정책의 담당자로서 주택 시장이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차관은 지난 19일 부동산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금 집을 사려 하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내려가면 그때 사면 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배우자 명의로 성남 분당의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을 전세보증금 14억8000만 원을 끼고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인은 갭투자를 해놓고 일반 국민들은 기다려서 사라는 것이냐"는 뭇매를 맞았다.
박지원 "국민 염장 지른 이상경 국토차관, 사퇴해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에 대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국민의 말초 신경을, 아주 비위를 상하게 그따위 소리를 하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 에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해임을 김민석 총리한테 내는 것이 좋고, 대통령은 무조건 책임을 물어서 내보내야 된다"고 말했다. 김현정의뉴스쇼>
그는 "지금 우리 국민에게 가장 민감한 것은 입시와 부동산 문제다. 인건비와 기자재가 올라서 아파트 건축이 하나도 없고 재건축도 움직이지 않고 있기에 아파트 파동이 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 책임을 오세훈, 윤석열한테 돌릴 필요가 없다. 현재의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며 "우리 국민에게 잘 설명해야 할 부동산 책임자인 국토부 차관이 자기는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서 국민 염장 지르는 소리를 하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당도 부적절하다는 데 미동도 안 해, 해임 필요"
한준호 최고위원이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차관 발언에 대리 사과한 것과 관련해선 "당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데 차관은 미동도 안 하고 있다"며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알아야 된다. 당 최고위원이 사과를 하면 내가 책임져야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알면서도 버티면 되겠다고 하는 것은 아주 파렴치한 사람이다. 나가야 한다"며 "우리 국민이 얼마나 지금 기분이 상해 있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앞서 이 차관은 지난 19일 부동산 관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초강력 규제로 실수요자들도 주택 구입 경로가 차단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특히 이 차관이 이번 대책으로 봉쇄된 갭 투자 방식으로 고가 부동산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으로부터 내로남불 비판을 받고 있다.
'MBC 퇴장 명령' 최민희에는 "과유불급…유감 표명해야"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에 대한 MBC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면서 해당 언론사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켜 논란이 된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선 "과유불급이다. 최 의원이 적절한 유감 표명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00가지를 잘하고 한 가지 실수를 했다"며 "최 의원은 윤석열 탄핵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리에 공로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정치인은 참아야 한다. 어떻게 됐든 국민이 옳지 않게 생각한다면 적당한 선에서 말씀하시는 것이 좋다"고 피력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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