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유동성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 지피지 않겠다" 시사
서울 부동산 시장 '재과열' 우려 심화...원/달러 환율 불안정성 확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과 8월에 이은 세 차례 연속 동결이다. 비록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부진하여 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있었으나, 금통위는 금융 안정과 관련한 두 가지 핵심 불안 요소를 고려하여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기로 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 '재과열' 우려 심화...원/달러 환율 불안정성 확대
기준금리 동결의 가장 큰 배경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의 과열 재연이다. 정부가 6·27 대책, 9·7 대책, 10·15 대책 등 잇따라 고강도 규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은 3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불안 심리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특히 강남 등 고가 아파트 시장과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히며 금리 동결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한은은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 효과보다는 자산 시장 과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딜레마 속에서, 일단 금융 불균형 심화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한 미국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의 대외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까지 치솟는 등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화 약세가 가속화되어 수입 물가 상승 압력과 자본 유출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동결 결정이 당분간 이어질 신중 모드를 예고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내 남은 11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부동산 가격 및 환율 안정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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