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인공지능(AI) 수요 회복세 속에 반도체 업황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을 본격화하며 시장 자신감을 드러냈다.
22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18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곽 사장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공급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곽 사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성능과 속도 기준을 모두 충족했고, 양산성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HBM4는 계획대로 이행 중”이라며 안정적 공급 자신감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고성능 인공지능(AI)용 메모리로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곽 사장의 발언은 주요 고객사 일정에 맞춰 공급 차질이 없음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기업들의 차세대 GPU 출시 시점에 맞춰 SK하이닉스가 HBM4 공급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사장은 “주가보다 중요한 건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특성과 양산성을 얼마나 완벽히 전달하느냐”라며 “AI 산업이 고도화할수록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공급자가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가총액도 중요하지만 고객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내주 방한 예정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회동 계획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정부 포상을 수여했다. 곽노정 사장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개발과 수출 확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허성회 삼성전자 부사장은 업계 최초 9세대 V-낸드 플래시 개발로 은탑산업훈장을, 박영수 솔브레인 대표는 반도체 공정 재료 국산화 기여로 동탑산업훈장을 각각 수상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축사에서 “올해 반도체 수출은 1650억달러를 넘겨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전망”이라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송재혁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은 “AI 확산과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로 K반도체 경쟁력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AI·양자컴퓨팅 등 기술 패러다임 전환 속에 국가 전략산업으로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반도체는 한국 최대 수출 품목으로, 올해 1~9월 수출액은 1197억달러에 달했다. 전체 수출의 23%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이후 메모리 단가 회복세가 이어지고, 내년 HBM4 본격 양산이 맞물리면 반도체 수출이 다시 최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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