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업 외국인 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들을 핵심 소비 주체로 잡기 위한 금융, 유통, 배달 등 서비스 업계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언어 장벽과 복잡한 절차를 해소하고, ‘K-편리함’을 앞세운 맞춤형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며 내수 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국내 외국인 취업자 수는 107만 1천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00만 명이 넘는 'K-워커'들의 지갑은 내수 경제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의 총소득 대비 지출 구조를 들여다보면, 생활비(39.4%)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국내외 송금(23.2%)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연평균 송금 횟수는 9.8회에 달했으며, 비전문 취업자의 경우 국내외 송금 비중이 56.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실제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개인 해외송금 지급액 규모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세계은행 데이터뱅크 자료에 의하면, 2024년 한국발 개인 해외송금액은 102억 2,870만 달러로, 전년 97억 520만 달러 대비 크게 증가하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본국 송금 수요가 급증했음을 방증한다.
송금뿐 아니라 국내 소비도 뚜렷한 증가세다. KB국민카드 데이터 분석 결과, 외국인 체크카드 이용 고객 수는 2024년 기준 5년 전인 2019년 대비 46% 증가했다. 인당 월평균 이용 건수 역시 22.8건으로 5년 전보다 약 20% 늘어 외국인들의 국내 소비 활동이 활발해졌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금융 이용 및 소비 증가 추세에 맞춰, 각 업계에서는 이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특화 서비스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언어장벽 해소와 복잡한 절차 간소화가 핵심이다.
글로벌 외환 토탈 솔루션 기업 센트비는 합리적인 수수료와 편리성을 무기로 외국인 고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기존 은행 대비 수수료가 90% 이상 낮아 정기 송금이 잦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전 세계 50개국 이상으로 최소 5분 내 송금이 가능하며, 은행 계좌 송금 외에도 캐시 픽업, 모바일 월렛 등 수취 국가 환경에 맞춘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영어, 베트남어, 필리핀 타갈로그어 등 다국어 CS 상담을 온·오프라인으로 지원하는 등 고객 맞춤형 환경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커머스 공룡 쿠팡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쇼핑 편의 강화를 위해 앱에 영문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상품 검색, 주문, 와우 멤버십 혜택 화면까지 영어로 제공해 외국인 이용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로켓배송, 로켓직구 등 주요 서비스도 영문으로 이용 가능해 쇼핑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배달 앱 시장에도 외국인 맞춤형 서비스가 등장했다. 스마트데이터의 관계사 스마트오투오가 선보인 외국인 전용 배달 서비스 ‘오더플레이스(OrderPlace)’는 국내 배달 앱 사용의 필수 조건인 한국 휴대폰 번호 인증과 국내 카드 결제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비회원 주문, 페이스북 등 국제 간편 인증, 다국어 지원, 해외 카드 결제, 해외 문자 알림 서비스 등을 도입해 국내 체류 외국인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절차 없이 호텔 내에서 위치 기반 주문도 손쉽게 가능하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증가하고 이들의 경제 활동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금융·유통·배달 업계의 맞춤형 서비스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편리함’을 접목한 혁신 서비스들이 내수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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