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 바람이 차가워지고 공기가 메말라간다.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커지면서 피부는 가장 먼저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세안 후 아무리 로션을 덧발라도 금세 땅기고, 손끝과 입가가 갈라진다. 이유는 공기 중 습도가 낮아지면서 피부 속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이다.
수분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수분을 지켜주는 ‘보습 막’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시기엔 화학 성분이 적고 자극이 덜한 천연 보습제가 오히려 피부를 편안하게 한다. 냉장고 속 재료 몇 가지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1. 꿀 + 올리브오일 보습 세럼
꿀과 올리브오일은 가장 잘 알려진 천연 보습 조합이다. 꿀은 천연 보습인자가 풍부해 피부 속 수분을 오래 잡아두고, 올리브오일은 비타민E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시킨다. 이 두 가지를 섞으면 피부 깊숙이 수분이 스며들고, 촉촉함이 오래 유지된다.
만드는 방법은 꿀 1큰술과 올리브오일 1큰술을 섞고, 레몬즙 2~3방울을 더해 잘 저어주면 된다. 세안 후 물기가 살짝 남아 있는 얼굴에 몇 방울 떨어뜨려 손끝으로 눌러 흡수시킨다. 피부 표면이 끈적이지 않게 스며들며 윤기가 돌아온다.
이 세럼은 손이나 발에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잠자기 전 바르면 다음 날 아침 얼굴이 부드럽게 살아난다. 단, 낮에 사용할 경우 햇빛이 강한 날에는 레몬 성분이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저녁 시간대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작은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약 2주간 사용할 수 있다.
2. 코코넛오일 + 시어버터 크림
환절기부터 초겨울까지는 유분막이 두꺼운 보습제가 도움이 된다. 시어버터는 아프리카 시어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지방 성분으로,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만들어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게 한다. 코코넛오일은 항균 작용이 있어 트러블이 생기기 쉬운 환절기 피부를 진정시킨다. 두 재료를 함께 쓰면 보습력과 진정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
시어버터 2큰술과 코코넛오일 1큰술을 내열 용기에 넣고 중탕으로 녹인다. 충분히 녹은 후 불을 끄고 약간 식을 때 라벤더 에센셜오일 한두 방울을 넣어 섞는다. 그다음 냉장고에 넣어 30분 정도 굳히면 부드럽게 떠지는 고체 크림이 완성된다. 손끝에 덜어 체온으로 녹여 쓰면 된다.
밤에 팔꿈치나 발뒤꿈치, 손끝처럼 건조한 부위에 두껍게 바른 뒤 면장갑이나 양말을 착용하면 아침에 놀랄 만큼 매끄럽게 변한다. 얼굴보다는 몸 전체용으로 적합하며, 여행 시 소형 용기에 담아 핸드크림 대용으로 사용해도 좋다. 단, 여름철에는 상온 보관 시 녹을 수 있으니 냉장 보관이 안전하다.
3. 알로에 + 호호바오일 젤 로션
끈적임이 싫다면 알로에 젤과 호호바오일을 섞은 젤 타입 보습제를 추천한다. 알로에는 수분 공급과 진정 효과가 뛰어나며, 호호바오일은 인간의 피지와 가장 유사한 구조를 가져 피부에 빠르게 흡수된다. 두 재료가 만나면 피부 속 수분을 채우면서도 겉은 산뜻하게 유지된다.
알로에 젤 2큰술과 호호바오일 1작은술을 유리 용기에 넣고 충분히 섞는다. 여기에 꿀을 반 티스푼 넣으면 보습 효과가 더 높아진다. 완성된 젤은 냉장고에 넣어 일주일 정도 보관하며 사용할 수 있다. 세안 직후 얼굴이나 목, 팔 등 건조한 부위에 바르면 즉각적인 수분감이 느껴진다.
끈적임이 거의 없어 화장 전 기초 단계로 사용하기에도 좋고, 햇볕에 달아오른 부위에 바르면 피부가 빠르게 진정된다. 특히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뺨 자극이나 붉은기에도 효과적이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젤 형태로, 겨울엔 보습층을 한 번 더 덧바르는 방식으로 계절별로 조절해 쓸 수 있다.
보습은 ‘습관’이 완성한다
피부가 건조할수록 많은 이들이 새로운 제품을 찾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생활 습관에서 시작된다. 하루 1.5리터 이상 물을 마시고, 세안 후 3분 안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완전히 마른 피부보다 약간 촉촉한 상태에서 바를 때 수분이 더 오래 머문다. 실내 온도는 20도 안팎, 습도는 50~60% 정도로 유지해야 피부가 갑작스럽게 당기지 않는다.
또한 자극적인 세안제 사용을 줄이고, 미온수로 가볍게 세안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은 피지층을 녹여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든다. 천연 보습제는 인공 향이나 방부제가 없어 민감한 피부에도 부담이 적다. 재료 구하기 쉽고 만드는 과정도 단순해 꾸준히 사용할 수 있다.
환절기마다 피부가 뒤집힌다면, 시중 화장품보다 집에서 만든 천연 보습제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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