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제작비, 해외로 눈돌리는 콘텐츠社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드라마의 한 편당 제작비는 편차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200억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제작비가 100억 원 미만이었던 걸 감안하면 최소 2배 이상 급등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드라마 제작비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들의 등장 이후 급등했다. 이들의 과감한 투자는 콘텐츠의 질적 성장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지만, 배우·제작진의 몸값이 치솟는 부작용도 뒤따랐다. 자본력을 앞세워 경쟁적으로 스타 제작진과 배우들을 섭외해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제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치솟는 제작비에 내수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어진 콘텐츠 업체들은 점차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곳이 CJ ENM이다. 국내 엔터 기업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중동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워너 브라더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K콘텐츠 공동 기획 및 제작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17개 지역 HBO 맥스 내 티빙 브랜드관 론칭 등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또 SLL은 일본 TV아사히와 콘텐츠 공동 기획을 함께 하고, SBS 자회사인 스튜디오S는 NTT 도코모 스튜디오&라이브와 일본판 ‘스토브리그’를 공동 제작한다.
특히 업계에서는 토종 OTT인 티빙의 첫 해외 진출에 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티빙은 이번 협업으로 HBO 맥스 내 ‘티빙 브랜드관’ 형태로 진출, 아시아 시청자들에게 직접 콘텐츠를 선보인다. 예능 ‘환승연애’, 드라마 ‘몸값’, ‘유미의 세포들’, ‘술꾼 도시여자들’ 등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던 티빙이기에 해외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촉각을 세운다.
◇티빙의 亞 진출, ‘글로벌 OTT’ 성장 첫걸음 될까
업계에서는 티빙의 해외 진출이 글로벌 OTT로 성장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웨이브와 합병까지 이뤄진다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OTT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티빙의 성장은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OTT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갖는다. 현재 국내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OTT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국내 제작사·크리에이터들이 제대로 협상을 하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콘텐츠의 글로벌 인지도가 무척 높아진 데다, CJ ENM은 K콘텐츠의 세계화에 선도적 역할을 해온 회사”라면서 “해외 시청자들에게 오랫동안 쌓아놓은 아카이브와 함께 다른 OTT와 차별화하는 킬러 콘텐츠를 선보인다면 티빙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가 티빙에 ‘브랜드관’ 형태로 국내에 진출했다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도 있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HBO 맥스 입점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티빙 브랜드관’의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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