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의 대명사로 불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일부 조합원 분담금이 최대 9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펜트하우스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재건축 분담금이 예상되며, 강남 재건축 시장의 고비용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 평형 설문(통합심의를 위한 세부설계 반영)’을 조합원에게 전달했다. 조합은 올해 9월 기준 평당 공사비를 9000만 원으로 산정해 추정 분담금을 계산했으며,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조합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용 286㎡(소방면적 포함, 약 118세대 예정) 펜트하우스의 경우, 현재 31평형 소유 조합원은 약 97억3000만 원, 34평형 소유 조합원은 약 94억5000만 원의 분담금이 예상된다. 이는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또한 전용 143㎡형은 31평형 조합원이 약 37억4000만 원, 34평형 소유자는 34억5000만 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용 128㎡형은 각각 15억1000만 원과 12억3000만 원, 전용 109㎡형은 12억2000만 원과 9억4000만 원, 전용 96㎡형은 8억4000만 원과 5억6000만 원으로 산출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은 대지 지분 가치가 높아 분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공사비 상승 추세를 고려하면 실제 부담액은 추정치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은마아파트를 49층, 5893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1979년 준공 이후 40여 년간 강남의 상징으로 자리해온 은마아파트는 노후화와 안전 문제에도 불구하고, 층수 규제와 인허가 지연으로 수차례 사업이 중단돼 왔다.
이번 확정으로 사업은 본격적인 설계와 통합심의 단계로 넘어간다. 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지연됐던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구체적인 설계와 시공사 선정 등 실질적 추진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다만 조합원 분담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자금 조달과 세금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공사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분담금이 현실적으로 너무 높아진다”며 “추가 대출이나 중도금 납부 조건을 두고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번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강남 재건축 시장 전체의 ‘가격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재건축 추진 중인 잠실주공5단지, 압구정3구역 등 다른 대단지의 사업비와 분담금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은마아파트는 강남 재건축의 상징적 단지이자, 재건축 초고가화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며 “공사비 상승세가 지속되면 향후 재건축 참여 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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