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쌓고 수억 가로채”…캄 조직이 쓴 ‘돼지도살스캠’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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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쌓고 수억 가로채”…캄 조직이 쓴 ‘돼지도살스캠’ 수법

이데일리 2025-10-22 17:27: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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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보경 김현재 기자] 로맨스스캠에 가상자산 투자사기를 더한 신종 사기인 ‘돼지 도살 스캠’에 주의가 요구된다. 돼지 도살 스캠은 범죄조직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피해자와 신뢰를 쌓은 뒤 거액을 가로채는 수법을 이용한다. 피해자가 송금한 돈은 암호화폐로 세탁돼 해외로 빠져나가 피해회복이 어렵다. 범죄조직이 동남아 등 해외에 거점을 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국내에서 이들을 추적하는 데도 난관이 많다. 전문가들은 국경을 넘는 범죄에 맞서려면 정보수사 역량 강화와 사이버범죄 협약 참여, 피해 회복을 위한 다중피해사기방지법 제정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22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돼지 도살 스캠에 속아 9억 3000만원을 편취당한 피해자 A씨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지난 3월 온라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을 통해서 ‘AI 퀸트 투자를 통해 20~30%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투자 권유를 들었다. 이후 A씨는 6주에 걸쳐 범죄조직에게 돈을 보냈으며 대출까지 받았다.

A씨가 당한 ‘돼지 도살 스캠’은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구축해 더욱 큰 금액을 편취하는 사기 형태다. 기존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면 돼지 도살 스캠은 피해자를 물색하고 긴 시간에 걸쳐 보다 큰 규모의 돈을 편취한다. 차근차근 신뢰를 쌓기 때문에 많으면 수억대 피해를 보는 경우도 흔하다.

이 같은 범죄는 일반적으로 국제적인 범죄조직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최근 동남아 사기 집단의 배후로 꼽히는 프린스그룹이 지난 2015년부터 10개의 강제노동 사기수용소를 운영하면서 돼지 도살 스캠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프린스그룹은 사기로 번 수익을 암호화폐로 세탁했는데 미국 법무부는 최근 그가 온라인 사기로 탈취한 150억달러(약 21조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류하기도 했다.

현재 경찰 인력으로 이같은 신종사기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총책이 해외에 있어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하기 어려운 데다 통장 명의자를 검거하더라도 돈은 이후 암호화폐 등을 통해 이미 국외로 빠져나간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초국경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수사정보기관의 역량 강화와 다중피해사기방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은 “SNS나 텔레그램, 링크드인을 정보 수사기관들이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어렵다”면서 “사이버 범죄 협약 가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법을 통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중피해사기방지법 제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법 제정을 통해 수사당국이나 금융당국이 신속하게 계좌 동결 등의 조치가 가능해진다면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 지원 체계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범죄 피해가 심각한 특정 국가엔 코리안데스크 설치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된 필리핀이나 태국은 기본적으로 국제 공조가 잘 되는 편”이라며 “만약 설치가 어렵다면 지금처럼 TF 형태로 운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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