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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 헬리녹스 입었다…기어를 옷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이 헬리녹스와 손잡고 의류 제품 출시에 나섰다. 이날부터 ‘꼴라보하우스 한남’에서 팝업스토어(임시매장) ‘헬리녹스 더 퍼스트 에디션: 초판본’을 열고 헬리녹스웨어를 첫 공개했다. 헬리녹스가 의자·텐트 등으로 축적해온 브랜드 이미지를 기능성 의류로 확장한 첫 시도로, 코오롱FnC는 팝업을 넘어 플래그십 스토어 출점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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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녹스는 세계 텐트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장의 90%를 점유한 동아알루미늄의 기술을 기반으로,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회장의 아들 라영환 대표가 설립한 아웃도어 브랜드다. 접이식 알루미늄 폴에 등받이를 결합한 초경량 캠핑체어 ‘체어원’으로 글로벌 시장을 열었고, 나이키·슈프림·스타벅스 등과 협업하며 ‘아웃도어계의 에르메스’로 불릴 만큼 두터운 캠핑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10월 헬리녹스와 어패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헬리녹스는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 콘셉트를 제공하고, 코오롱FnC는 의류 기획·생산·유통을 맡는 구조다. 당시 업계에선 헬리녹스의 철학을 옷으로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혔고, 기능성 소재 활용력과 다양한 라이선스 운영 경험을 갖춘 코오롱FnC가 선택됐다. 1년의 시간을 거쳐 결과물이 나온 셈이다.
◇모듈 재킷·타프형 우비 등 기술이 만든 감성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전체 260여 종 가운데 60여 종을 선별해 공개했다. 핵심은 ‘에디션 시리즈’ 2종(이클립스 팩 다운 재킷·베스트)으로, 각각 30개, 10개의 조각으로 나뉜 모듈을 조립해 완성한 제품이다. 정밀한 폴 구조 설계로 유명한 헬리녹스의 장비 철학을 옷에 이식한 시도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자사 봉제 기술의 정수를 살려 헬리녹스의 철학을 의류로 구현했다”며 “일반 아웃도어 제품이 단순 구조로 제조되는 것과 달리, 모듈 조립 방식으로 착용성과 구조미를 모두 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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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시즌 상품 전시와 판매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일상용 티셔츠, 모자 등 다양한 아이템이 전시돼 있다. 펼치면 타프(천막)처럼 활용하고, 평소에는 우비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접으면 주머니 하나에 들어가며, 메쉬 소재를 사용해 배수 기능까지 더했다. ‘의류도 장비(기어)의 일부’라는 브랜드 철학을 반영한 대표 사례다. 전시 공간 자체도 하나의 장비처럼 연출됐다. 탈의실 천, 옷걸이, 디스플레이 프레임 등은 헬리녹스 캠핑용품과 동일한 소재로 제작해 몰입감을 높인 점도 인상적이었다.
코오롱FnC는 2차 에디션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 현재 헬리녹스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1차 제품 역시 헬리녹스와 긴밀한 소통 끝에 완성됐다. 매장 한편에는 당시 디자인 스케치를 담은 드로잉 시안도 전시돼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라면서도 “다양한 기능성 의류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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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라이선스 홍수…돋보이는 헬리녹스 협업
최근 패션 대기업들의 라이선스 사업은 활발하다. F&F의 MLB와 디스커버리,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코웰패션의 CNN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산업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브랜드 확장이 경기침체로 위축된 의류 소비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이 가운데 헬리녹스웨어는 단순 로고플레이를 넘어, 캠핑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 사례로 평가된다.
헬리녹스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캠핑 마니아층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헬리녹스웨어 역시 이들의 높은 기대 속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향후 해외 진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관건은 헬리녹스의 기술 철학과 감성을 코오롱FnC가 얼마나 정교하게 옷에 녹여냈느냐다. 브랜드 정체성을 피상적인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제품에 담아낼 수 있느냐가 향후 확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헬리녹스웨어는 기술과 디자인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의류의 본질을 ‘기능적 구조’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며 “내년 플래그십 스토어 출점도 검토 중으로 다양한 모듈 제품과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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