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5위 거래소 고팍스 인수 통한 한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기존 시장의 판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1, 2위인 업비트와 빗썸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 글로벌 1위 바이낸스 진출로 '양강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출고한 가상자산 규모는 124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 45조원의 3배 수준으로 국내 투자 수요가 해외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통해 국내 계좌와 연동될 경우, 투자자들은 복잡한 해외 송금 절차 없이도 고팍스를 통해 글로벌 상품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는 고배율 레버리지와 다양한 파생상품, 예치·스테이킹·이자 등 디파이 상품, 신규 코인·토큰 투자 등 폭넓은 금융형 상품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단순 현물 거래를 넘어 가상자산 관련 다양한 투자 기회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해외 거래소의 고배율 레버리지와 파생상품 특성상, 국내 계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매입해 해외 계좌로 옮긴 뒤 선물 거래를 진행하면 거래 규모가 수십 배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만원으로 비트코인(BTC) 선물 거래시 레버리지 50배를 적용하면 5000만원 규모의 거래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출금 총액 자체가 증가한다.
또한 국내외 거래소 간 코인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다. 국내 거래소에서 1억5000만원인 BTC가 바이낸스에서는 1억5500만원일 경우, 투자자는 국내에서 매입한 BTC를 해외 거래소로 옮겨 매도하며 차익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동일 자금이 반복 이동하면서 거래 금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중앙화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금융거래가 가능한 디파이(DeFi) 상품과 신규 코인 투자도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친다. 해외 거래소의 예치·스테이킹 등 금융형 상품에 접근이 가능해지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장기 예치 자금이 대규모로 고팍스와 바이낸스로 이동도 가능하다.
또한 국내 미상장 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상장 전 바이낸스 등으로 집중되면서 단기 자금 이동도 늘어날 수 있다. 결국 다양한 투자를 위해 투자자들은 고팍스와 바이낸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바이낸스의 진출이 기존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간 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고, 거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품질이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고위험 상품과 고배율 레버리지 관리를 위한정부의 관리·감독 시스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국내 계좌 연동을 통해 해외 거래소 접근을 자유롭게 허용되면 단순 투자를 넘어 외화 유출과 자본 이동 관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 보호와 자금 흐름 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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