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K뷰티가 피부를 넘어 두피 케어 시장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피부의 연장선으로 두피를 인식하는 글로벌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K뷰티의 판로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 규모는 102억달러(한화 약 14조5829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뷰티에 대한 미국 수요가 증가하며 수출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지난달 국내 화장품의 미국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1.6% 급증한 2억5100만달러(약 358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월별 기준 역대 최대 금액으로, K뷰티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의 요인을 기초·색조 제품을 넘어 두피와 모발 관리 등 ‘기능성 케어’ 카테고리 확장으로 꼽는다. ‘효능 중심 소비’가 확산되면서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성분의 효능을 꼼꼼하게 따지고 안전성을 검증받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국내 기업의 연구 개발과 기술이 입증받아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K뷰티의 영역 확장은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트렌드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스키니피케이션이란 얼굴 피부를 관리하듯 두피와 몸의 피부까지 세심하게 같이 관리하는 소비 흐름을 의미한다. 뷰티 브랜드들이 스킨케어에 사용하던 펩타이드 등 기능성 성분을 두피·샴푸에 적용하며 시장이 확장되는 상황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스키니피케이션 트렌드 확대에 따라 퍼스널케어 카테고리 매출이 최근 3년간 매년 약 20% 성장했다. 이에 발맞춰 올리브영은 지난 10일 헤어·바디케어 제품을 모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관련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또 지난 달 ‘올영세일’ 기간 두피용 앰플, 토닉, 세럼 등의 검색량이 지난해보다 8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두피 케어 시장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보고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Dr.Groot)’는 북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7월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0% 이상 신장했다. 탈모 완화 등 기능성 라인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층을 확보했으며 국내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지(DR.G) 역시 두피·모발 케어 분야 독자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지난 달 특허 등록과 출원을 완료했다.
이 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 ‘라보에이치’를 통해 두피 케어 샴푸를 선보이고 있으며 애경산업은 지난 2023년 탈모 케어 브랜드 ‘블랙포레’를 론칭했다. 국내 ODM 기업인 한국콜마 역시 지난해 AI 기술을 통한 안드로겐성 탈모 진단 및 맞춤형 탈모 화장품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20·30세대의 탈모 고민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능성 헤어 케어 상품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두피·헤어 케어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K뷰티 판로는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킨케어·색조 제품에서 중소 기업들의 약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교적 카테고리 확장이 용이한 대형 기업들 간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소비자들 맞춤 전략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다인종 국가에서는 인종별 모발 구조와 두피 특성이 달라 현지 맞춤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서양권 국가와 동양권 국가는 두피 특성이 달라 다른 기능을 요구한다”며 “국내와 같은 제형으로는 공략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현지 맞춤형 전략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코스맥스는 지난 16일 글로벌 기능성 소재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곱슬머리 케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스맥스는 이번 협업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곱슬머리 전용 샴푸와 헤어 에센스 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부 관리 기술을 두피에 접목한 K뷰티의 경쟁력이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기능성 중심의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향후 뷰티와 기능의 융합 시장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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