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국내 대기업들의 자산 규모가 크게 늘면서 삼성과 SK,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재계 3강' 구도가 한층 더 견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가 22일 발표한 '2019~2024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자산 변동 분석'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52개 그룹의 전체 자산 총액은 2019년 1,897조2,869억원에서 2024년 2,709조853억원으로 811조7,984억원(42.8%)이 증가했다.
특히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의 자산 증가분이 444조5,036억원으로, 나머지 47개 그룹이 늘린 자산 총액(367조2,948억원)보다 많았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다른 주요 지표에서도 이들 5대 그룹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삼성그룹은 5년간 164조원의 자산을 추가하며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총자산은 424조8,480억원에서 589조1,139억원으로 38.7% 증가했다. SK그룹도 SK하이닉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2022년 이후 재계 2위를 지키고 있다. SK의 자산은 225조5,260억원에서 362조9,619억원으로 137조4,359억원(60.9%)이 늘었다.
현대차그룹 역시 글로벌 판매량 증가와 함께 배터리, 모빌리티 등 신사업 확장 효과로 자산이 234조7,058억원에서 306조6,173억원으로 71조9,115억원(30.6%) 늘었다. CEO스코어는 "5대 그룹으로의 실적 집중은 자산에 그치지 않고 매출과 영업이익까지 이어지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LG와 롯데는 일부 계열사의 적자가 영향을 미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증가 폭이 큰 그룹으로는 한화(54조573억원), LG(49조979억원), HD현대(25조8,573억원), 한진(24조6,226억원), 롯데(21조7,926억원), 카카오(20조646억원), 신세계(19조7,706억원) 등이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중흥건설이 217.5%(18조3,111억원)로 가장 높았다. 중흥건설은 2021년 대우건설 인수 효과 덕분에 3년 만에 자산이 세 배 넘게 늘었다.
반면 몇몇 그룹은 자산이 오히려 감소했다. 교보생명보험이 2조4,754억원, 부영이 1조8,313억원, 두산이 1조1,005억원 줄었다. CEO스코어는 "상위 그룹 쏠림과 중소·중견 그룹의 부진은 산업 구조 변화와 투자 전략, 계열사 수익성 차이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재계 3강 체제'가 매출뿐 아니라 자산과 투자 규모 면에서도 그 입지를 더욱 굳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삼성, SK, 현대차 등 대기업 위주의 산업 구조가 심화되면서, 중소·중견 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자원 분배 이슈가 앞으로의 산업 정책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일부 그룹에서 기록한 높은 성장률은 인수·합병이나 신사업 투자가 기업 가치 확대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SK와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사업 다각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고, 삼성은 반도체와 전자 사업 부문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재계의 자산 구조와 성장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면서 앞으로 산업 정책과 기업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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