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방송·영화 기업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가 회사를 두 개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회사 전체 혹은 일부 사업의 매각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최근 글로벌 미디어 기업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미디어 거물 데이비드 엘리슨이 부친 래리 엘리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타진하자, 이에 대응해 데이비드 재슬라브 CEO(최고경영자)가 잠재적 인수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전략적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 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는 성명을 통해 "복수의 잠재 인수자들로부터 회사 전체 혹인 부문에 대한 비공식 제안을 받은 데 따라 전략적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파라마운트 외에도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회사는 구체적인 인수 의향 기업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외신은 넷플릭스, 애플, 컴캐스트 등이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들 기업은 공개적으로 인수설을 부인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인수 후보로 파라마운트를 꼽는다. 세계적 부호 래리 엘리슨의 자금력과 "할리우드를 현대화하겠다"는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의 야심이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포레스터의 마이크 프룰로 연구이사는 "워너브러더스가 전부 혹은 일부 매각될 경우, 이미 높은 수준의 산업 집중도를 보이는 미국 미디어 시장이 또 한 번 대대적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스트리밍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수 대기업이 콘텐츠를 독점하면서 선택권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재슬라브 CEO는 파라마운트에 회사를 넘기는 데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자신이 미디어그룹 수장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당초 발표했던 회사 분할 계획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6월 자사 사업을 두 개의 독립 회사로 분리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성장 속도가 빠른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을 전통적인 케이블 방송 채널로부터 분리해 각각 독립적 상장사로 만드는 구상이다. 이 분할 절차는 2026년 중반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재슬라브 CEO는 "회사를 두 개의 선도적 미디어 기업으로 분기하기로 한 결정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다"며 "우리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워너브러더스는 3년 전 AT&T가 워너미디어를 분사해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와 430억 달러 규모로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이번에 그보다 더 큰 규모의 거래가 추진된다면 반독점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추진된 대형 인수합병들이 잇따라 승인된 점을 감안하면 성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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