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실력이 잘생겼고 득점을 잘해요. 엘링 홀란의 득점력이 3년 만에 다시 최상으로 돌아왔다.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비야레알의 에스타디오 데 라 세라미카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라운드를 치른 맨체스터시티가 비야레알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맨시티는 2승 1무로 순항을 이어갔다. 아직 참가팀 절반만 3라운드를 치른 가운데, 3전 전승을 달린 팀은 파리생제르맹(PSG) 등 셋뿐이다. 그 뒤를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 맨시티가 2승 1무로 추격 중이다. 반면 비야레알은 1무 2패로 벌써 탈락 위기에 몰렸다.
맨시티는 경기력 측면에서 그다지 우세하지 못했다. 슛 횟수에서 10회 대 11회로 오히려 약간 밀렸고, 기대득점(xG)은 1.34 대 1.28로 그나마 앞섰다. 점유율은 65.9%로 훨씬 높았지만 슛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
결국 두 골 차가 난 이유는 공격수의 결정력이었다. 결정력 담당은 당연히 홀란이었다. 전반 17분 사비뉴가 측면에서 침투 패스를 넣어주고, 리코 루이스가 문전으로 파고들어 컷백 패스를 중앙으로 보냈다. 공이 오는 타이밍에 정확히 침투한 홀란이 오른발을 가볍게 대 마무리했다. 수비 뒤에 있다가 슬쩍 앞으로 튀어나오는 움직임이 일품이었다.
맨시티는 전반 40분 사비뉴의 크로스를 받은 베르나르두 실바의 헤딩골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번에는 홀란이 센터백들을 유인하고, 벌어진 수비 틈으로 실바가 돌아들어가는 움직임이 좋았다. 홀란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동료들이 잘 활용하는 양상까지 볼 수 있었다.
쉽게 풀리지 않은 경기의 승리를 이끈 홀란은 최근 1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맨시티 소속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6경기, UCL 3경기에서 최근 모두 득점했다. 그리고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월드컵 예선전 2경기, 친선경기 1경기에서도 골을 터뜨렸다.
소속팀 맨시티만 보면 9경기 연속골인데, 개인 최다기록까지 단 1경기 남았다. 홀란은 2022-2023시즌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떠나 맨시티로 오자마자 엄청난 득점행진을 벌이며 10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바 있다.
3년 전 당시는 맨시티가 PL, FA컵, UCL까지 3관왕을 달성한 시즌이다. 이번 시즌 맨시티의 초반 기세가 그때만큼 무섭지는 않지만 홀란의 파괴력이 3관왕 시즌 그대로라는 점은 트로피에 대한 기대를 확 높인다. 당시 홀란은 PL 36골로 역대 최다골 득점왕에 올랐으며, 컵대회 포함 52골로 PL 선수 모든 대회 통산 최다 득점 시즌을 경신했다.
이번 시즌 홀란의 파괴력은 3년 전 수준이거나 이를 살짝 뛰어넘는다. 리그에서 8경기 11골 1도움, UCL에서 3경기 4골을 넣어 프로에서 벌써 15골을 기록 중이다.
팀 전력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는데 홀란만 미친 듯 골을 넣다보니, 그만큼 의존도가 올랐다. 최근 맨시티 9경기 중 홀란의 골이 아니었다면 결과가 바뀌었을 경기가 5경기나 된다. 특히 비야레알전보다 앞선 3경기에서는 팀의 5골을 모두 홀란이 책임졌다.
또한 내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노르웨이 대표팀 득점포마저 물이 올랐다는 게 눈에 띈다. 홀란은 노르웨이 전체의 전력을 끌어올리지 못해 그동안 메이저 대회 예선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이번엔 본인의 더 막강해진 파괴력과 한층 탄탄해진 대표팀 동료 구성 덕분에 더욱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럽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며, 6경기 29득점 3실점으로 유럽 예선 전체 참가팀 최다득점 및 최다골득실을 기록 중이다. 그 중 홀란이 무려 12골 2도움을 몰아쳤다. 몰도바전은 한 경기 5골 2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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