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는 21일 남태평양 지역에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 기관 연합체인 ‘퍼시픽 아이즈(Pacific Eyes)’의 구성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피지 4개국이 서방의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와 유사한 협의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서방 5개국의 정보 협의체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들은 단일 국가의 대응 능력을 넘어서는 초국가적, 지정학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위협으로 조직 범죄, 불법 조업, 사이버 공격, 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기후 충격을 거론하면서 ‘외부 세력’에 의해 점점 더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존의 정보 교환 체계는 단편화되어 있어 새로운 과제의 규모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며 “태평양 도서국 정부와 주요 파트너인 호주 및 뉴질랜드가 ‘전략적 기습 공격’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 공유 체계인 ‘퍼시픽 아이즈’ 협정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보 협력을 구축해 회복력 있는 태평양 도서국 안보 공동체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태평양 도서 국가들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전례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솔로몬 제도와 체결한 2022년 비밀 안보 협정은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며, 호주 인근 지역에 중국군이 주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이 지역에 경찰 자문단을 파견하고 쿡 제도와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실행 계획에 서명했으며, 태평양 섬 해역에 해군 및 해안경비대 배치 빈도도 증가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태평양 도서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조직범죄, 불법 조업, 사이버 공격, 정치적 불안, 기후 관련 재난 등 국가 역량을 압도하는 초국가적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중 일부는 중국의 행위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취약성을 해결하지 않으면 외부 세력이 지역 제도와 인프라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악용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가 생긴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제 호주가 지역 치안 유지 및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진행한 양자간 통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 공동의 전략적 접근 방식을 촉진하고 초국가적 충격과 지정학적 돌발 상황에 대한 시의적 경고를 제공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퍼시픽 아이즈’ 구축에 나서기 위해 호주는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우선 파푸아뉴기니와 피지에 정보 훈련 및 작전 보안 지원을 구축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보 기관간 공조인 ‘퍼시픽 아이즈’는 장기적으로 더욱 회복력 있고 전략적으로 조율된 태평양 안보공동체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로위 보고서는 “강압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지만 퍼시픽 아이즈가 ‘반중국 정보 동맹’이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보고서는 먼저 4개국을 출발한 퍼시픽 아이즈가 신뢰를 구축하고 결과가 명확해지면 다른 태평양 섬나라로 회원 자격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일 중국과 호주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Su-35 전투기와 호주 공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 순찰기가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상공에서 플레어를 발사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같은 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호주 앤서니 앨버니즈 총리는 백악관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양자 핵심 광물 협정에 서명했다. 중국의 희토류 패권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영국 호주간 핵추진 잠수함 기술 공유 등을 포함하는 3자 방위 협의체인 오커스(AUKUS)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