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와 만난 장사익, 삶을 유예하지 않는 부드러운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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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만난 장사익, 삶을 유예하지 않는 부드러운 결단

모두서치 2025-10-22 12:46: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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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가객 장사익(76)은 현재 자신의 삶이 야구로 치면 8회 말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린 '장사익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는 미국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그 유명한 말을 떠올리게 했다.

일본 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만화 '슬램덩크'에서 안 선생님이 정대만에게 했던 "단념하면 바로 그때 시합은 끝나는 거야"도 같은 맥락이다. 장르를 막론하고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이 잠언은 장사익과 만나 세계관을 확장한다.

노래 인생 데뷔 30주년을 맞은 올해 재즈에 도전한 그는 좋은 가객은 취향보다 인식을 전해준다는 명제를 확인시켜준다.

흰 두루마기를 입고 무대에 오른 1부에선 '국밥집에서' '찔레꽃' 같은 대표곡에서 그의 우아한 포물선 같은 농익은 목소리는 촘촘한 18인조 빅밴드의 연주와 만나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브라스의 울림은 장사익의 열림과 공명하며 더욱 더 멀리 퍼졌다.

나비넥타이를 매고 단정한 수트 차림으로 등장한 2부에선 '대전 블루스' '어텀 리브스(Autumn Leaves)' 같은 좀 더 재즈에 가까운 곡들을 들려줬는데, 객석에 묘한 긴장감이 배어들었다.

 

발군은 '님은 먼곳에' '봄날은 간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로 이어지는 대목이었다. 앙코르곡 '봄비', '아리랑'도 그랬지만 놀라운 건 어떤 형식, 어떤 스타일로 편곡되든 언제나 장사익의 노래가 된다는 것이다.

장사익 목소리엔의 종잡을 수 세월이 있다. 낭창낭창하면서도 마음을 들었다놨다 하는 그의 쇳소리는, 이번에 재즈에 도전한 그처럼 삶을 유예하지 않는 이들의 부드러운 결단을 대변한다. 우리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위로 받고 힘을 내는 이유다.

막판에 자신을 된장에 비유하며 아직 숙성 중이라고 너스레를 떤 장사익은 9회에도 성장 중이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서사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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