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보고서…"中 안보 침해에 맞서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태평양 섬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장에 맞서 호주·뉴질랜드·파푸아뉴기니·피지 4개국의 정보공유 동맹인 '퍼시픽 아이즈(Pacific Eyes)' 결성 움직임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는 중국으로 인해 태평양 섬 국가들에서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간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와 유사한 퍼시픽 아이즈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로위연구소는 "최근 몇 년 새 중국이 태평양에서 전례 없는 안보 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며 그에 대해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은 2022년 솔로몬 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월 쿡 제도와도 파트너십 행동 계획에 합의했으며, 태평양 섬들에 인민해방군 해군과 해안경비대 배치를 부쩍 늘려왔다고 이 연구소는 전했다.
로위연구소의 미하이 소라 연구원은 중국의 이 같은 도발적인 활동 증가로 태평양 섬 국가들에서 호주와 뉴질랜드의 영향력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CMP는 퍼시픽 아이즈 결성 주문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호주 간에 군용기 충돌 위기가 빚어진 이후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취임 후 두 달 만인 지난 7월 중국을 일주일간 방문하면서 양국 간에 경제적 긴장 관계가 누그러졌으나, 지난 19일 공해인 남중국해 시사군도(파라셀 군도의 중국식 명칭)에서 중국 Su-35 전투기가 영공 침범을 이유로 호주 P-8A 포세이돈 해상순찰기에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탄)를 발사해 물의를 빚었다.
앨버니지 총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맞서 호주와 희토류 및 핵심 광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방위·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대미 무역 협상에서 압박 수단으로 삼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로위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퍼시픽 아이즈가 결성되면 태평양에서 해상 감시, 국가 간 범죄, 사이버 보안, 재난 및 기후 보안 등의 대처가 수월해질 것"이라면서 "필요하면 4개국 이외에 다른 국가도 회원국으로 받아들여도 된다"고 주장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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