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야구 무대에서 벌써 9경기를 치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서서히 체력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PS)에 나선 삼성은 벌써 9경기를 치렀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이 10번째 경기다.
삼성은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1승만 거두면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 나설 수 있었지만, 1차전에서 패배하는 바람에 2차전까지 치렀다.
딱 하루를 쉬고 SSG 랜더스와 준PO에서 만난 삼성은 3승 1패로 시리즈를 마쳤다.
준PO를 4차전에 끝내고, 애초 17일 열릴 예정이던 PO 1차전이 비로 하루 미뤄지면서 삼성은 사흘 동안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9경기를 치르며 피로가 누적된 만큼 체력에 부담을 느끼는 장면이 눈에 띈다.
단기전인 PS에서는 정규시즌보다 한층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고, 모든 것을 쏟아붓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한층 크다.
삼성의 베테랑 내야수 류지혁은 "오히려 경기를 많이 해온 것이 저희에겐 득이 되는 것 같다. 플레이오프라는 압박감보단 그냥 시즌을 치르는 느낌"이라고 했지만, 그간 쌓인 피로는 무시할 수 없다.
삼성은 지난 21일 벌어진 PO 3차전에서 집중력을 과시했다.
4회초 먼저 2점을 내줬으나 4회말 김영웅이 한화 류현진을 상대로 역전 3점포를 작렬했고, 김태훈도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4-2로 승부를 뒤집었다.
2007년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이후 18년 만에 KBO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4이닝 6피안타(2홈런) 1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린 뒤 아쉬움을 안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삼성은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흔들리면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후라도는 5회초 손아섭, 루이스 리베라토에 연속 2루타를 맞아 한화에 추격하는 점수를 줬고, 결국 노시환에게 역전 결승 투런포를 헌납했다.
후라도도 지칠 수밖에 없었다.
KBO리그의 대표적인 '이닝 이터'인 후라도는 올해 정규시즌에 30경기에 등판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7⅓이닝을 소화했다. 180⅔이닝으로 소화 이닝 2위인 코디 폰세(한화)보다도 훨씬 많은 이닝을 던졌다.
이번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후라도는 WC 결정 1차전에서 6⅔이닝, 준PO에서 2차전 구원 등판을 포함해 7⅓이닝을 소화한 터였다. 특히 WC 결정 1차전에서 104개, 준PO 4차전에서 102개의 공을 뿌렸다.
체력이 떨어지다보니 아무래도 실투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구위는 나쁘지 않았는데 몰리는 공이 조금 있었다"고 진단했다.
삼성 타자들도 체력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삼성은 PO 3차전에서 4회 홈런 두 방을 날려 4점을 냈지만, 6회 등판한 문동주를 공략하지 못해 이후 한 점도 뽑지 못했다.
PO 1차전에 구원 등판해 시속 161.6㎞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투를 선보인 문동주는 3차전에서는 6회 무사 1루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4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PS 첫 승리를 따냈다.
문동주의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었으나 1차전 만큼의 구위는 아니었다. 직구 구속이 2~3㎞ 정도 떨어졌다.
그럼에도 체력이 떨어진 삼성 타자들은 시속 150㎞ 후반대에 형성된 문동주의 강속구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강민호가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피치클록을 위반한 것도 체력 부담에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것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주전 포수로 뛰어 체력 부담이 한층 큰 강민호는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피치클록 8초가 남기 전까지 타격 준비를 마치지 못해 초구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결국 2구 만에 삼진을 당했고, 삼성도 찬스를 놓쳤다.
문동주를 PO 3차전에 불펜으로 투입한 한화는 4차전 선발 투수로 신인 정우주를 내세웠다. 정우주는 정규시즌 중 선발 등판이 단 두 차례 뿐이었다.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내세워 선발 투수에서는 우위라는 평가다.
그러나 문동주와 마찬가지로 시속 150㎞ 후반대 직구를 뿌리는 정우주를 지친 삼성 타선이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이 체력 열세를 극복해야 다시 대전행 기차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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