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신체능력, 기술, 전술 수행능력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었다. 완전체로 돌아온 파리생제르맹이 한 명 퇴장당한 상황에서 더 강해지는 저력을 보여줬다.
22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라운드를 치른 파리생제르맹(PSG)이 바이엘04레버쿠젠에 7-2로 승리했다.
PSG는 최악의 대진을 뚫고 3전 전승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4대 빅 리그 팀과 많이 만나는 팀 중 하나가 PSG지만 아탈란타, 바르셀로나, 레버쿠젠이라는 어려운 대진을 모두 뚫어냈다. 3전 전승, 골득실 +10으로 현시점 리그 페이즈 36팀 중 선두에 올랐다. 레버쿠젠은 2무 1패로 아직 승리가 없다.
PSG의 역대급 대승이다. UCL에서 한 팀이 7골 이상 넣는 경우는 자주 보지만 대부분 빅 클럽과 변방 리그 팀의 대결일 때다. PSG의 기존 7-2 승리도 3년 전 이스라엘의 마카비하이파를 상대한 경기였다. 레버쿠젠은 엄연한 분데스리가 강팀이고, 앞선 8경기(컵대회 포함)에서 4승 4무로 무패 행진 중이라 흐름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점수차가 엄청나게 벌어진 결정적인 요인은 두 팀 모두 한 명씩 퇴장당했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레버쿠젠만 퇴장당해 숫자 차이가 생긴 게 아니라, 두 팀 선수가 4분 간격으로 한 명씩 빠졌다는 게 중요하다. 레버쿠젠의 로베르트 안드리히가 전반 33분 레드카드를 받은 뒤 PSG 수비수 일리아 자바르니가 퇴장과 더불어 페널티킥까지 내주고 동점이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비등한 흐름이 될 듯 보였다.
그런데 PSG가 경기를 압도하기 시작한 게 이때부터였다. PSG는 지난 시즌 UCL 우승 등 3관왕을 달성했을 때 보듯, 기동력과 선수들의 기민한 판단력이 유럽 최강인 팀이다. 필드 플레이어가 한 명 줄어들면, 각 선수 사이의 거리는 더욱 벌어진다. 결국 활동량과 스피드, 그리고 임기응변으로 갈 곳을 찾는 판단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PSG의 장점이 극대화되기 좋은 환경이었다. 미드필더 비티냐의 기동력과 판단력이 독보적이었고 세니 마율루 등 다른 선수들도 보조를 맞췄다.
똑같이 10명 대 10명이 됐을 때 PSG는 훨씬 많은 카운터프레싱을 성공시키면서 레버쿠젠을 빌드업 단계부터 엄청나게 괴롭혔고, 속공으로 올라가는 속도도 압도적이었다. PSG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PSG의 특이한 건 센터백 퇴장 후 교체카드를 쓰지 않고 약 10분 동안 버텼는데 그동안 3골을 몰아치면서 승기를 잡았다는 점이다. 명목상으로는 미드필더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풀백으로 옮기고, 풀백 누누 멘데스를 센터백으로 옮겨 포백을 유지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유동적으로 위치를 바꾸면서 부정형으로 움직였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 득점 상황을 보면 라이트백 아슈라프 하키미가 오른쪽 측면을 버리고 마치 수비형 미드필더 같은 자리로 가 있다. 센터백이 된 멘데스가 물러나 지키는 게 아니라 상대 공격수의 공을 직접 빼앗아냈고, 바로 빌드업에 들어갔을 때 하키미가 중앙에서 공을 전개하는 데 도움을 줬다. 결국 하키미가 공을 주고받으며 중앙에서 스루패스를 해 데지레 두에의 골을 만들었다.
전반전 막판을 센터백 자리에서 뛴 멘데스는 후반전에 새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가 교체 투입되면서 다시 왼쪽 풀백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골을 터뜨렸다. PSG는 풀백의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이 최강인 팀이다. 이날도 멘데스의 1골 1도움, 하키미의 1도움으로 풀백이 불을 뿜었다.
여기에 부상자들의 복귀로 인한 결정력도 대승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PSG는 한동안 두에와 우스만 뎀벨레 없이 경기했다. 두에가 이날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였고, 뎀벨레는 복귀전을 치렀다. 두에의 2골과 발롱도르 수상자 뎀벨레의 1골을 레버쿠젠은 막지 못했다.
이강인은 앞선 정규리그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이날은 후반 63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포함 약 30분을 소화했다. 팀 플레이에 보조를 잘 맞추며 승리에 기여했다. 패스 성공률 97%, 슈팅 기회 창출 1회를 기록했고 직접 전방압박으로 공을 따내기도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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