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다무에 뺏긴 시간 되찾자”…K뷰티로 변신 나선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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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다무에 뺏긴 시간 되찾자”…K뷰티로 변신 나선 ‘이곳’

이데일리 2025-10-22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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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국내 면세점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중국 등 해외 여행객이 화장품과 명품을 쓸어 담는 ‘판매형 채널’이었다면, 지금은 K뷰티와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 문화 공간’으로 변모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시간이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올다무) 등 로컬 채널에 점유되면서 면세점도 단순 매출 회복보다 ‘머무는 공간’으로의 구조 전환을 택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단독 팝업 매장의 모습 (사진=신세계면세점)


21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업계는 최근 방한 외국인 증가세에 맞춰 K뷰티 중심의 체질 개선과 공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한국콜마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연내 명동본점에 ‘K뷰티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실험실 콘셉트의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해 브랜드 협업과 뷰티 실험 이벤트를 결합한 형태다. 단순 판매를 넘어 한국 화장품 기술력과 제조 기반을 함께 전시하는 구조로 면세점이 ‘산업 전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업계는 ‘K컬처 체험’을 콘셉트로 공간의 성격을 바꾸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에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운영하며,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이미지를 내세운 K팝형 비주얼 마케팅을 강화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응원봉밤’ 등 콘셉트형 제품도 입점시켜 K콘텐츠와 뷰티를 결합한 전시형 체험을 확대하고 있다. 또 화장품 플랫폼 ‘화해’와 손잡고 평점 4.5점 이상 인기 제품만을 선별한 ‘K뷰티 특별전’을 열어 누적 매출 14억 5000만원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도 외국인 고객 대상 체험형 마케팅과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점에서는 대만 관광객이 K뷰티 상품을 80달러 이상 구매하면 찜질방 이용권을 증정하고,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쇼핑 경험을 SNS로 확산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인천공항점과 서울점에는 젠틀몬스터·샬롯틸버리 등 럭셔리 브랜드 팝업을 잇따라 열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체류형 콘텐츠를 적극 늘리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기 마케팅이 아닌 구조 전환의 전조로 평가된다. K팝·K컬처의 확산,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외국인 소비가 올다무로 대표되는 로컬 브랜드 채널로 분산되면서, 면세점은 더이상 ‘면세’라는 특권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였다. 이에 따라 면세점들은 단순 상품을 구매하는 장소에서 벗어나 한국을 가장 생생하게 느끼는 공간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있다. 특히 중국 MZ세대는 브랜드의 스토리와 현장 경험을 중시하며, SNS에 공유 가능한 ‘참여 콘텐츠’ 선호 경향이 뚜렷하다.

서울 시내 한 다이소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외국인 관광객의 ‘시간’을 내수 채널이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취급 품목은 직접적으로 달라도 한정된 여행 일정 안에서 로컬 매장을 둘러보는 데 시간을 쓰는 것만으로도 면세점에는 직접적 타격이 된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8월 외국인 방문객은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은 오히려 25% 감소했다. 당시 올다무, 편의점 등 주요 채널의 외국인 매출이 10~20% 이상 늘었던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업계는 이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들은 이제 단순 유통업을 넘어 ‘한국 문화의 관문’으로 변신을 꾀한다. 장기적으로 브랜드·소비자·제조사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큐레이션(선별추천) 허브’ 진화가 목표다. 롯데면세점이 한국콜마와 손잡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기술력과 브랜드 스토리를 전시하고 이를 면세 혜택과 결합해 경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면세점의 경쟁 상대는 다른 면세점이 아니라 관광객의 일정 그 자체”라며 “로컬 채널이 경험과 콘텐츠로 시간을 점유하는 만큼, 면세점도 단순 할인보다 체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외국인 소비를 되찾기 어렵다”며 “K뷰티·K컬처를 결합한 체험형 공간으로 존재 이유를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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