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등장하는 '죄악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로 추정되는 고대 도시 유적이 요르단 남동부 사해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성경에는 소돔과 고모라라는 도시가 등장하는데 이 두 도시는 극심한 부패와 죄악으로 인해 유황과 불에 의해 파괴됐고, 의인으로 여겨진 롯과 그의 가족만이 소알로 피신해 살아남았다.
그런데 최근 발굴팀이 요르단 남부 사해 인근의 바브 에드드라와 누메라 지역에서 각각 소돔과 고모라로 추정되는 초기 청동기 시대 거주 흔적을 발견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 화재로 파괴된 유적과 이들 도시가 영구적으로 버려진 흔적도 확인했다.
소돔으로 지목된 바브 에드드라의 묘지에서는 불에 탄 납골당들이 다수 발굴됐는데, 불이 내부가 아닌 지붕 위에서 시작돼 아래로 번져나간 흔적이 확인되면서 '하늘에서 내려온 불'로 멸망했다는 성경 기록과 유사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발굴에 참여한 미국의 성서 고고학자인 티투스 케네디 박사는 "처음에는 무덤을 다시 사용하려고 내부를 소각한 것이라 생각했으나, 조사 결과 화재는 지붕에서 시작돼 내부로 번진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파괴가 내부가 아닌 외부, 즉 하늘에서 내려온 불에 의한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고모라로 추정되는 누메라 지역에서는 무너진 탑 아래에 잘 보존된 인골(사람의 뼈)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는 갑작스러운 재앙이 도시를 덮쳤다는 강력한 증거라는 게 발굴팀의 설명이다.
케네디 박사는 "이 시기의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이렇게 온전한 인골이 발견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당시 사람들은 보통 죽은 이를 밀폐된 무덤에 안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돔과 고모라 이외에도 '평지의 다섯 도시'로 성경에 함께 언급되는 아드마와 스보임은 각각 요르단의 피파와 카나지르 지역으로 추정된다. 이 두 지역에서도 소돔과 고모라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화재와 파괴 흔적이 발굴됐으며, 이는 성경에 기록된 '불과 유황에 의한 파괴' 묘사와 일치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성경 속에서 롯과 가족이 피신해 파괴를 면한 유일한 도시 소알의 흔적도 주목 받고 있다. 소알은 현대 사피 인근에 위치가 특정돼 있으며, 고대부터 현대까지 계속해서 사람이 살아온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30여 년간의 발굴로 대형 비잔틴 교회 2곳, 로마 요새, 청동기 시대 토기 등이 발견됐다. 이는 이 지역이 아브라함 시대부터 비잔틴 시대까지 지속적으로 번성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만한 발견 중 하나는 소알 인근 산에서 발견된 '롯의 동굴'이다. 이곳에서는 초기·중기 청동기 시대의 토기와 비잔틴 시대 교회 흔적, 그리고 '롯'과 관련된 비문이 발견됐다.
케네디 박사는 "이 동굴은 롯이 살던 시기와 일치하며, 비잔틴 시대에도 성지로 여겨졌다"며 "소알은 역사 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도시이기 때문에, 소돔·고모라·아드마·스보임의 위치를 특정 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기준점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다섯 도시는 모두 고대 하천 근처의 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일직선에 가깝게 위치해 있어, 성경에 나오는 지리적 묘사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케네디 박사는 "다섯 도시 모두 지리적 위치와 특징이 유사하며, 동일한 시기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성경에 언급된 '평원의 다섯 도시'와의 연관성이 매우 설득력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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