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정희용 의원, "1,220억 들인 대형 산불헬기 S-64, 야간 진화는 '0회'… 조종사 자격 미비"

정희용 의원 [출처=의원실 제공]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경북 고령·성주·칠곡)은 20일 산림청이 총 1,220억 원을 들여 도입한 대형 산불진화헬기 S-64가 조종사 자격 미비로 한 차례도 야간 산불 진화에 투입되지 못한 사실을 공개하며 지적했다.

정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진화헬기는 총 50대이며, 이 중 야간 운용이 가능한 기종은 국산 수리온 3대와 미국 에릭슨사의 S-64 헬기 4대 등 총 7대다.

산림청은 2018년부터 2020년, 그리고 2022년까지 4년에 걸쳐 S-64를 해마다 1대씩 도입했으며, 헬기 1대당 도입 단가는 2,000만 달러(약 285억 원)를 상회한다.

S-64는 8,000리터의 담수 능력을 갖춘 대형 기종으로 야간 산불 진화 시 핵심 전력으로 꼽히지만, 정작 이를 야간에 운용할 수 있는 조종사 자격 보유자가 전무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야간 투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S-64의 야간 운항을 위해서는 별도의 비행 자격이 필요하지만, 해당 자격을 취득한 조종사는 현재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2025년 2월부터 S-64를 야간 산불 진화에 투입할 수 있도록,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관련 조종사 양성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S-64가 이미 2018년에 도입된 점을 고려하면, 야간 운용에 필요한 인력 준비가 지나치게 지연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 28일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당시에도, S-64는 야간 투입되지 못했고 담수량이 2,000리터에 불과한 수리온 2대만이 밤샘 진화 작업에 동원됐다.

S-64의 물 투하 능력은 수리온 대비 4배에 달한다.

정 의원은 "대형산불의 경우 주야를 가리지 않고 신속한 대응이 생명인데, 핵심 자산인 S-64가 사실상 낮에만 사용 가능한 상태로 방치된 것은 큰 문제"라며 "산림청은 내년 봄철 산불 이전까지 조종사 자격 확보와 시스템 정비를 완료해 S-64가 본래 목적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