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은수 좋은 날’이 최종회까지 2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한 명대사와 명장면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10회에서는 강은수(이영애 분), 이경(김영광 분), 장태구(박용우 분), 세 사람의 욕망과 심리가 폭발적으로 충돌하며 극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특히 1회 프롤로그에서 등장했던 은수의 내레이션이 10회 엔딩과 절묘하게 맞물리며, ‘프롤로그 회귀’라는 서사적 장치를 통해 극의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모든 불행과 모든 행운에는 임계점이 있다”
이영애의 절규, 도덕적 붕괴의 순간
가족을 위해 시작한 일이 결국 파멸로 향하게 된 은수. 평범한 일상 속 주부에서 범죄의 세계로 빠져든 그녀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자책한다. 특히 해고까지 당한 뒤 내레이션으로 “문득 생각했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과 지금, 어느 쪽이 더 최악인지. 다만 모든 불행과 모든 행운에는 임계점이 있다는 것이다”라는 은수의 독백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 죄의식을 잠식해가는 인간의 본성을 묵직하게 그려냈다. 이영애는 절제된 연기로 감정의 냉각을 표현하며, 극의 무게 중심을 단단히 잡아냈다.
“이제 끝까지 서로 믿고 가는 거예요”
김영광의 결단, 신뢰 위의 마지막 동업
복수의 칼날을 숨긴 채 은수에게 접근했던 이경. 그러나 자신 또한 깊은 상처를 지닌 인물임이 드러났다. 그는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이 됐다”고 고백하며, 벼랑 끝에 선 은수에게 “이제 끝까지 서로 믿고 가는 거예요”라며 손을 내민다. 죄책감과 신뢰, 생존이라는 복합적인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 두 사람은 다시 손을 맞잡는다. 김영광은 냉철함 속 따뜻함이 스며든 눈빛으로 이경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완성시켰다.
“네가 지키려는 모든 걸 박살 낼 거야”
박용우의 폭주, 왜곡된 부성애의 끝
정의로운 형사에서 광기 어린 괴물로 변한 장태구. 은수를 몰아세우며 그는 “욕심이 나서 훔친 거랑 가족 때문에 훔친 거랑, 결국엔 똑같습니다. 둘 다 똑같이 도둑이죠”라는 대사로, 은수의 선택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어 수아를 소년원에 보내겠다 협박하며 “네가 지키려는 모든 걸 박살 낼 거야. 나는 그걸 정말 잘하거든”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폭주하는 집착과 분노의 결정판이었다. 박용우는 권력과 광기, 부성애의 모순을 치밀하게 쌓아올리며 ‘괴물의 탄생’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10회까지 방영된 ‘은수 좋은 날’은 매 회차 영화 같은 완성도와 서스펜스를 자랑하며 웰메이드 휴먼 스릴러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1회와 10회를 유기적으로 잇는 구조는 ‘시작부터 정해진 운명’을 암시하며, 인간 내면에 잠재된 욕망과 파멸의 서사를 정교하게 직조했다는 평가다.
이영애, 김영광, 박용우. 세 배우의 강렬한 삼자대면은 복수와 생존, 죄책감이 얽힌 인간 군상의 극한을 그려내며, 앞으로 펼쳐질 결말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KBS2 ‘은수 좋은 날’ 11회는 오는 25일(토) 밤 9시 20분 방송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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