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AI 거품, 다룰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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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AI 거품, 다룰 줄 알아야

경기일보 2025-10-21 19:2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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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세계를 강타한 ‘닷컴버블’을 기억하자. 인터넷 기업 주가는 과도하게 상승했다가 그대로 붕괴했다. 기업은 방문자 수 등 과장된 지표로 고평가되고 인수합병을 더해 판을 키웠다. 주식시장에 들어온 돈은 흥청망청 쓰이고 연구개발과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다. 주식시장은 대략 80%까지 폭락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도 거품이 빠르게 커졌다가 순식간에 빠진 경우다.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기대를 심었다. 금융기관은 돈을 빌려주며 집을 사게 했고 집을 담보로 잡은 파생상품을 팔아 고수익을 냈다. 집값 상승이 멈추고 급락하자 사람들은 빚을 갚지 못해 파산했다. 금융기관부터 도산해 세계경제를 연쇄적 위험에 빠뜨렸다.

 

거품이 뭔가. 상품 가치는 변함없는데 기대만으로 수요가 크게 늘면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다가 떨어진다. 상품 가격과 실재 가치의 차이가 거품이다.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거세다. 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 등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AI 기업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그에 비례하는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성능 컴퓨팅시스템을 구축·운영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오픈AI는 1조원 규모의 컴퓨팅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AI 기업도 다르지 않다. 시장과열 예측지수 중 버핏지수(미국 상장주식 시가총액÷국민총생산)는 최근 210%를 넘었고 닷컴버블, 코로나 직후의 유동성 수준을 상회했다.

 

AI 시장에 자금이 흘러드는 방법은 주식 및 채권 구입, 공적 지원금, 출자 및 대출, 인수합병, 지분매각 등이다. 자금은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업,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 간에 순환되며 신용통화량을 키운다. AI 기업의 잠재력 확인이 쉽지 않다면 거품 위험이 커진다.

 

거품은 풍부한 유동성을 만들어 투자를 쉽게 한다. 연구개발과 각종 실험이 이뤄지고 상품개발을 촉진한다. 인재도 돈의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대외 홍보를 통해 고객 인지도를 높인다. AI 산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AI를 도입한 기업은 고용대체를 통해 비용을 줄인다. 인력을 재조정하고 직원이 도태된다. 고객도 AI 일상화를 받아들인다.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인식한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700조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선언 이후 세계가 군비경쟁 하듯 AI에 돈을 넣는다. 그런데 성과를 내지 못하고 거품이 터지면 어떻게 될까.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AI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만 작은 규모의 AI 기업이 수십억달러를 쉽게 유치하는 등 비정상적 과열을 경고했다. JP모건의 제임스 다이먼 회장도 10년 넘게 신용 중심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과열 위험이 있다고 했다.

 

AI 거품을 다룰 수 있어야 AI 강국이 된다. 큰 틀에서 거품을 예측하고 경고해야 한다. 막내 우유값을 아껴 장남만 도와선 안 되듯 대기업에 유동성이 몰리는 것도 좋지 않다. 대·중·소기업의 공존을 도모해야 한다. 잠재력 없이 거품에 올라탄 기업은 막아야 한다. 시기와 이슈에 따라 거품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불필요한 거품은 살짝 꺼뜨리는 것도 필요하다.

 

거품을 관리하지 못하면 투기 등 불법을 통해 부의 분배를 왜곡하고 불만과 저항을 야기한다. 거품을 악용, 유언비어 등 정보를 왜곡해 돈벌이를 하는 범죄도 막아야 한다. 거품이 시장의 통제 수준을 넘기 전에 양질의 AI 신상품을 만드는 등 실물경제를 끌어올려야 한다. 거품이 욕실을 가득 채우기 전에 목욕을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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