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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시사인 편집위원은 지난 20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중 ‘주기자 라이브’에서 김 여사와 이 전 위원장이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경회루로 보이는 한옥 건물 안에 서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서 김 여사는 검은 민소매 원피스 차림에 맨발로 슬리퍼를 신은 채 허리에 손을 얹고 서 있다. 그 옆에 보라색 정장 차림의 이 전 위원장은 흰 양말만 신고 서 있다.
주 위원은 21일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사진 속 장소에 대해 “아직 어디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연합뉴스TV에 따르면 국가유산청 측은 “2023년 9월 12일 화요일 휴궁일에 김 여사가 이 전 위원장과 경회루에 방문했으며, 방문 목적은 광화문 월대 복원 행사 전 방문이었다”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2023년 10월 15일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식 참석을 앞두고 사전 방문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위원장이 동행한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모르겠지만 국가유산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 대통령실 요청에 따라 동행한 것 아니었을까”하고 추측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다른 나라 정상의 영부인이 참여하는 경복궁 행사를 앞두고 외교행사 준비의 하나로 사학자인 이 전 위원장의 설명을 들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보인 경회루는 1867년 경복궁을 다시 지을 때 함께 지은 건물로, 임금이 신하들과 함께 연회를 열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장소로 쓰였다. 가뭄이 심할 때는 기우제를 지내는 등 국가 행사에도 사용됐다.
150년이 넘은 건물인 만큼 출입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하는가 하면, 지난 2008년부터 완전 개방을 중단하고 특별 관람 기간에만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2층 누각은 슬리퍼로 갈아신어야 오를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여사가 이른바 ‘종묘 차담회’에 이어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또 다른 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2023년 1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종묘 비공개 방문 뒤 열린 차담회에 참석한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윤석열 정권 초기 김 여사 측에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 전 위원장은 전날 특검팀에 건강상 사유를 들어 재차 불출석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당선 축하 편지를 발견했다.
이에 이 전 위원장이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데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 전 위원장 임명 당시,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지적받은 그가 중장기 국가 교육 시스템을 설계하는 직책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교육계에서 나왔다.
이 전 위원장은 의혹이 제기되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달 1일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사표를 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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