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경찰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군부 독재 시절 당시 박종철 열사가 치안당국의 고문으로 숨졌던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도 방문해 민주적 경찰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찰 80년! 국민의 안전!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로 열린 창경 80주년 경찰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진정한 민주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제복 입은 시민인 민주경찰이야말로 민주 대한민국의 근간"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 내란의 밤에도, 극히 일부 경찰 지휘부는 최고 권력자의 편에 서서 친위쿠데타에 가담했다"며 "경찰이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민주경찰로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찰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국 폐지부터 국가경찰위원회의 권한과 위상을 높이는 일까지, '국민을 섬기는 민주경찰'로의 도약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경찰의 날 행사 직후 이 대통령은 서울 남영동의 대공분실 전시 공간을 방문했다. 현재는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쓰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곳에서 고(故)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당하던 509호와 故 김근태 전 의원이 붙잡혀 조사를 받았던 515호 등 전시관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경찰의 어두운 역사가 담긴 국가폭력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오욕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일 없이 진정한 민주경찰,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행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경찰의 날 기념사에서 검찰 수사·기소 분리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커지는 것과 관련 "경찰의 권한이 늘어나면 국민의 삶이 더 나아지냐는 질문에 경찰이 진지하게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에게 주어진 공권력의 유일무이한 근거는 국민의 신뢰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에 만족할 수 없다"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경찰로 확실히 변모하려면 끊임없이 혁신하고 또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스마트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가 간 공조, 관계기관 간 협업을 강화해 범죄 대응 능력을 높이고, 첨단 AI 기술을 범죄 예방과 치안 활동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의 양상이 다양해지면서 경찰과 관계기관의 노력만으로 사회 곳곳의 위험을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과 함께 더욱 촘촘한 치안 협력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달라"며 "이를 위한 제도 개선과 지원책 마련에 정부도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수호하는 유능한 민생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경찰 수사의 책임성과 공정성, 전문성을 끊임없이 높여가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체계를 확립해 달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악질 민생 범죄는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 수익을 반드시 몰수, 추징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쌓일 때 재범 의지를 차단할 수 있다"며 "발생한 범죄는 강력하게 엄단하되, 피해 예방과 재발 방지 노력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교제 폭력과 스토킹 범죄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며, 2차 가해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마약 범죄와 관련해서도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경찰에 대한 각종 보상제도를 현실화하고, 의료 복지 접근성을 높이는 등 복무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대우로 응답하는 나라, 국민을 위한 헌신이 자긍심과 영예로 되돌아오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경찰관 여러분이 걱정 없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각종 보상을 현실화하고 복무 여건을 개선하는 일에도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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