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황정환 기자 =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의 순직 사건과 관련해 파출소 당직 팀장이 실종 전 이 경사와 통화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상황실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유족 등에 따르면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전 팀장 A 경위는 순직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1일 오전 2시 30분께 이 경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된 이 경사의 스마트폰에 담긴 통화 녹음 파일에는 "상황실에다가 얘기는 안 했어. 얘기하면 또 난리 칠 것 같아서"라고 말한 A 경위의 육성이 담겼다.
이후 이 경사는 "일단 한번 가서 요구조자를 한번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한 뒤 58초간의 통화는 종료됐다.
당시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드론 순찰 업체 신고를 받고 혼자 현장에 출동한 이 경사는 오전 2시 16분에 첫 무전을 했고, 14분 뒤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이 경사는 통화 26분 뒤인 2시 56분에 "요구조자는 발이 베어 거동이 안 된다고 해서 구명조끼를 벗어드려서 이탈시키도록 하겠다"며 "물은 허리 정도까지 차고 있다"고 무전을 쳤지만, 당시 추가 인원 투입이나 상황실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천해경 상황실은 오전 3시30분께 실종 보고를 받았고, 이 경사는 실종됐다가 숨졌다.
인천지검 해경 순직 사건 전담수사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직무 유기,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로 A 경위를 구속했다.
A 경위는 지난달 11일 2인 출동을 비롯한 해경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이 경사를 숨지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광진 전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전 영흥파출소장 등 다른 피의자를 대상으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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