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안 주고 늦게 주기' 1등…농협손보 송춘수 反소비자 경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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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안 주고 늦게 주기' 1등…농협손보 송춘수 反소비자 경영 논란

르데스크 2025-10-21 17:13: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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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이하 농협손보) 대표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취임 첫 해인 올해 상반기 주요 손보사 가운데 보험금 부지급률, 지급지연률 등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지표 모두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현 정부가 강조해 온 소비자 중심 금융 정책에 역행하는 결과라는 평가다. 이러한 부정적 평가는 농협 조직 전반의 인사 시스템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로 확대돼 특히 주목된다. 그동안 송 대표는 강호동 현 농협중앙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돼 왔다.

 

송춘수號 농협손보, 보험금 부지급률·지연률 8대 손보사 중 최악…신속지급 비율도 최하위

 

21일 손해보험협회 소비자포털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손보의 보험금 부지급률(장기)은 1.69%로 자산규모 상위 8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농협손보) 중 가장 높았다. 업계 평균인 1.3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농협손보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손보사 가운데 보험금 부지급률이 1.5%를 넘긴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금 청구 건에 대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비율을 의미한다. 부지급률이 높을수록 보험금 지급요청을 많이 거부했다는 뜻이다.


농협손보의 보험금 지급지연율도 국내 8대 손보사 중 가장 높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손보의 지급지연율은 27.8%에 달했다. 농협손보는 보험금 668억원 중 186억원을 지연 지급했다. 이어 ▲메리츠화재(18.8%) ▲롯데손해보험(14.5%) ▲한화손해보험(10.2%) ▲DB손해보험(8.6%) ▲KB손해보험(8.5%) 등의 순이었다. 지급지연율이 20%를 넘긴 곳은 농협손보가 유일한 셈이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보험금 지급 지연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온 사안이다. 소비자의 긴급한 자금 수요를 즉각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금융약자 외면'의 대표적인 사안으로 지적돼 왔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험금 지급까지 늦어지면 금융 소비자 입장에선 생활이 불안정해지고 나아가 보험에 대한 신뢰도도 추락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양수 의원은 "가입은 쉽고 보험금 받기는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만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면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협손보는 보험금 신속지급 비율(장기)도 8대 손보사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협손보의 보험금 신속지급 비율은 89.46%로 업계 평균(96.27%)에 한참 못 미쳤다. 주요 손보사 가운데 해당 비율이 90%를 하회한 곳은 농협손보가 유일했다. 같은 기간 신속지급 비율 1위인 한화손해보험(98.29%)과는 무려 10%p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농협손보의 연이은 소비자 보호 지표 악화를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 전반에 있어 '심각한 수준'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현 정부가 금융소비자 보호를 금융정책의 핵심 과제로 강조하고 나선 상황에서 관련 지표 관리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노골적으로 반기를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당국 고위 인사는 "정책 방향성과 괴리된 운영은 향후 감독 강화나 제재 조치로 이어지는 심각한 리스크 요인이다"고 귀띔했다.

 

비슷한 목소리는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 국감에 출석해 "금감원이 보유한 모든 기능이 금융소비자 보호 실현에 집중될 수 있도록 조직을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하겠다"며 "연말까지 '금융소비자보호 기획단'을 통해 금융상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보호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 사진 왼쪽)와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사진=NH농협손해보험]

 

송 대표의 경영 행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농협 조직 전체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사태의 원인으로 '인사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최종 인사권자인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향한 부정적 평가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송 대표가 강 회장의 동향 후배이자 과거 중앙회장 선거 당시 캠프 활동까지 한 인사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송 대표는 지난 2022년 농협손보 고객지원부문 부사장을 끝으로 퇴임했으나 올해 친정인 농협손보 대표로 '금의환향' 했다. 농협을 떠나 있는 동안 강 회장의 회장선거 후보 캠프에 몸담기도 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농협손보는 주로 농협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정작 이 조합원들에게조차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너무 많다"며 "제보에 따르면 한 농민이 우시장에서 소를 팔러 갔다가 소의 발길질에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농협손보는 온갖 이유를 들어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후 소송까지 내몰린 소비자는 보험금을 포기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손보 수장 자리에 퇴임한 인사가 다시 임명된 것도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며 "농협 내부에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적인 사례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 농협손보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판매하는 상품의 포트폴리오가 다르고 소액 실손 청구가 많은 회사는 상대적으로 신속지급 비율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농협손보는 타사에 비해 업력이 길지 않아 1세대·2세대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하지 않았고 소액 보험금 청구 비중도 낮아 지급지연률과 신속지연률 지표가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지급률의 경우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농협손보는 보상금액이 큰 고액 진단비나 수술비를 포함한 상품 등이 많아 보상액을 따지는 과정에서 지급이 어려운 사례들이 종종 나타나 부지급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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