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넘보는 중국?…명암 엇갈린 해외 뷰티브랜드의 '한국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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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넘보는 중국?…명암 엇갈린 해외 뷰티브랜드의 '한국 도전기'

르데스크 2025-10-21 16:05: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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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뷰티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과는 엇갈리고 있다.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르고 소비자 요구 수준이 높은 한국 시장의 특성상 단순한 브랜드 인지도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안착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한국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한 성공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도우인 메이크업'과 '왕홍 메이크업'이 유행하면서 중국 뷰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인스타그램에 '#도우인' 해시태그는 1만1000건, '#왕홍' 해시태그는 2만6000건 이상이 등록돼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중국 뷰티 브랜드 '플라워노즈(Flower Knows)'는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1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대형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주말마다 긴 대기줄이 늘어설 만큼 관심이 높다. 매장 입구의 대형 곰 인형, 레이스와 곰돌이·케이크 모형으로 꾸며진 '동화 콘셉트'의 인테리어, 1층 브랜드 히스토리·포토존과 2층 체험·구매 공간 등은 브랜드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체험하도록 설계됐다.

  

아이섀도우 팔레트는 브라운·블루·블랙 등 독특한 색과 강한 펄감으로 존재감을 강조했고 립스틱은 매트부터 글로우까지 제형을 세분화했다. 다만 2만~4만원대 가격은 국내 로드숍 평균보다 비싸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최근 중국 뷰티 브랜드가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은 플라워 노즈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의 모습. ⓒ르데스크

 

현장 반응도 엇갈렸다. 대학생 최윤이(23) 씨는 "매장 내부 분위기와 패키징은 예쁘지만, 가격과 화장 스타일이 평소 취향과 달라 구매하지 않았다"며 "아직까지는 한국 메이크업 제품이 더 친숙하고 좋다"고 말했다. 반면 할리마(Halimah·29)는 "평소 내가 선호하는 제품들이 많아서 좋았다"며 "모로코에 이 브랜드가 새롭게 들어온다면 제품을 테스트하러 가볼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의 성과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라도 한국 시장에서 외면받고 철수한 사례가 적지 않다. 로레알코리아가 유통하던 '메이블린 뉴욕'은 1998년 진출 이후 아이 메이크업으로 전성기를 맞았으나 팬데믹 이후 메이크업 수요 재편과 로컬 신제품 공세를 제때 따라잡지 못했다. 리브랜딩과 신제품 투입에도 매출 반등에 실패하면서 지난 2월 국내 사업 종료를 발표했다.

 

LVMH의 프레쉬(Fresh)는 2002년 론칭, 2012년 직진출까지 했지만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12.5% 감소하며 지난해 10월 철수를 예고했고, 올해 4월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콤부차 에센스' 등 천연 원료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K-뷰티의 빠른 혁신 속도와 가격 대비 성능을 추구하는 수요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일본 '쓰리(THREE)' 역시 2019년 백화점 입점으로 국내에 들어왔지만 고가 정책과 제한적 유통망으로 접근성이 낮아, 자연주의 콘셉트의 차별화에도 실패했다.

 

▲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프레쉬코리아에서 출시한 향수의 모습. [사진=프레쉬코리아]

 

반면 프랑스 더모 코스메틱 '라로슈포제'는 민감성 피부 케어 솔루션을 앞세워 장기 안착에 성공했다. 2023년 'KCAB 한국소비자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 민감피부 데일리 케어 부문 수상 등 평판을 확보했고, 한국 소비자 피부 고민에 맞춘 제품 라인과 상담·샘플링 등 접점을 현지화해 충성 고객을 늘렸다.

 

결국 성패를 가른 요인은 얼마나 한국 시장에 맞게 현지화 전략을 펼쳤는지 여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 소비자는 '브랜드 파워'보다 가격 대비 효용(가성비·가심비)과 실제 기능을 우선하고 트렌드 교체 주기가 짧아 제품 업데이트 속도가 늦으면 곧바로 도태된다는 것이다.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한 H&B 유통 생태계 역시 해외 뷰티 브랜드가 안착하기 힘든 조건으로 지목된다. SNS 확산력, 대규모 체험·샘플링, 지역·연령대별 맞춤 운영 등 현지화된 실행력이 성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팝업·체험형 매장, 크로스 카테고리 협업,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의 지속적 캠페인 같은 '한국형 실행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 어떤 시장보다 한국 화장품 시장은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르다"며 "짧은 시간에 소비자에게 눈에 띄기 위해 마케팅 수준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 분석 없이 '글로벌 브랜드 파워'만 믿고 들어오면 실패 확률이 높다"며 "제품 기획부터 유통·가격·체험·콘텐츠까지 전 과정을 현지화하는 전략이 생존의 필수요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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