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최태인 기자] 전기차와 인공지능(AI)·로봇까지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경쟁이 주목받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전해액이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적용, 발화 위험을 낮추는 한편 기존 액체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다. 즉, 차량 경량화와 주행거리 향상에도 유리해 배터리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 글로벌 배터리사들이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를 2029년 또는 2030년으로 비교적 길게 잡고 있는데,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막바지 준비에 접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무(無)음극 기술을 기반으로 음극 부피를 줄이고 양극재 비중을 늘려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재 900Wh/L급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하고, 지난 2022년 업계 최초로 수원 R&D 센터 내 전용 파일럿 라인 'S라인'에서 시제품을 생산 및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성능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의 S라인은 6500㎡ 규모로, 전고체 배터리 전용 극 판부터 고체 전해질 공정설비, 배터리 내부 이온이 원활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배터리 셀 조립 설비 등 신규 공법과 인프라가 적용된 시설이다.
전고체 배터리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고 여겨지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로, 이른 양산 목표에 따라 성과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공장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 중이며 오는 2030년 황화물계 양산을 목표로 한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투트랙 전략을 병행하며 고분자 산화물 복합계는 2028년, 황화물계는 2029년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중국과 일본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은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1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정부 주도의 막대한 자금 지원과 민간 대기업의 공격적 투자를 병행하며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CATL과 BYD는 각각 2027년 시험생산,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고션하이테크는 자체 전고체 배터리 '진시'의 파일럿 라인을 2GWh 규모로 확장하기 위한 설계에 착수했다. 개발 초기 대비 에너지 밀도를 50% 이상 높였으며 2027년 일부 전기차 탑재를 시작으로 2030년 대량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토요타와 파나소닉을 중심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이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의 파일럿 및 양산 시설을 구축 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생산성 향상, 비용 측면 개선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나소닉도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을 오는 2029년∼2030년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2028년 전·후로 초기시장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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