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사라졌지만 임신중지 의약품 불법 거래 여전…5년간 2641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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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사라졌지만 임신중지 의약품 불법 거래 여전…5년간 2641건 적발

투데이신문 2025-10-21 14:59: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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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낙태죄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이후 식약처가 법적으로 허가 가능한 임신중지 의약품의 승인 결정을 4년째 미루는 사이 불법 의약품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며 여성들의 건강권 침해가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 9월까지 온라인에서 적발된 불법 임신중지 의약품 거래는 총 2641건에 달했다. 

앞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위헌이지만 즉시 폐지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을 때 새 법이 마련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결정이다. 그러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지 5년이 지나도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모자보건법 제14조는 여전히 그대로다.

이 같은 법적 제한으로 합법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임신중절 의약품이 없는 임신부들은 불법 의약품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불법 임신중절 의약품 거래 중 적발된 건은 낙태죄가 사실상 효력을 잃은 2019년에는 414건이었으나, 2023년에는 741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이미 300건을 넘긴 상황이다.

불법 거래는 쇼핑몰, SNS,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거래 플랫폼 등 다양한 경로에서 이뤄졌으며, 특히 일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판매가 가장 빈번했다.

문제는 이러한 불법 거래가 확산되는 동안 식약처가 관련 약물의 합법적 품목허가를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과거 여러 차례 법률 자문을 의뢰했고 자문 결과에서는 “법 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인공임신중절약의 허가는 가능하며, 수입과 유통도 합법적 절차를 거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자문서에는 “명확한 거부 사유가 없는 경우 허가를 미루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으며 행정 재량권 남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4년째 허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사진제공=남인순 의원실]
엑스(구 트위터)에서 불법으로 판매되고 있는 임신중지 의약품. [사진제공=남인순 의원실]

남 의원은 “낙태죄 효력이 상실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안전한 임신중지 약물을 구할 수 없어 여성들이 불법 유통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여성의 건강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약물은 제조와 유통 경로가 불분명하고 진위 확인이 어려워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임신중지 의약품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해 100여 개국에서 사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허가조차 나지 않은 상황이다. 남 의원은 “식약처가 법률 자문을 통해 허가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고도 이를 외면한 것은 여성의 건강권을 방치한 것”이라며 “정부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에는 임신중지 법·제도 개선과 약물 도입이 포함되어 있고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 역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남 의원은 “정부가 이미 방향을 제시한 만큼 식약처가 더 이상 허가를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조속한 허가를 통해 여성의 건강권과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중지 약물을 구매한 여성의 45.7%는 사용법과 정보가 부족했다고 답했고 42%는 효과를 확신하지 못해 불안했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입법공백기에 공식 의료체계를 통한 처방이 어려워지면서 SNS나 브로커를 통한 비공식 경로 이용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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