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수를 했다며 해상공격을 가한 잠수함정의 생존자가 예콰도르로 송환된 후 본국 법정에서 범죄 혐의의 증거가 없다는 검찰의 진술에 따라서 석방되었다고 에콰도르 정부가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AP통신에 이 소식을 전한 정부 관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말할 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익명을 조건으로 이야기했다. 미군에 체포되어 에콰도르에 넘겨진 생존 용의자는 안드레스 페르난도 투피뇨이며 건강 진단 결과는 양호한 상태로 판정되었다고 했다.
AP가 입수한 에콰도르 정부의 문서에 따르면 투피뇨에 대해 "에콰도르 사법 당국과 검찰은 현행 법을 위반했다는 어떤 증거나 자료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되어 있다.
AP 는 이에 대해 법무장관실에 언급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답변은 나오지 않고 있다.
문제의 용의자는 미국이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 혐의로 공격해서 단속한 잠수겸용 선박 한 척에서 지난 주말에 체포한 남성이다.
당시 공격에서 살아 남은 또 한 명인 콜롬비아 국적의 남성도 본국으로 송환된 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미 해군이 카리브해에서 포격, 파괴한 잠수정에서 구조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 정보당국이 확인한 결과 그 선박에는 마약이 실려 있었고 "대부분 펜타닐이었지만 다른 불법 마약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콰도르에서 펜타닐이 생산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펜타닐의 대부분은 멕시코를 통해서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트럼프는 배안에 있던 2명은 살해 당했고 생존자 두 명은 각각 본국으로 송환해서 "기소와 금고형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밀수선 단속은 9월 이후 시행한 여섯번 째 해상작전이었다. 7번째는 이번 17일에 시행되었고 주말에 발표되었다.
이로써 미군의 해상작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32명에 이르렀다.
미군의 이런 작전으로 중남미 일대엔 긴장이 고조되었다. 특히 트럼프정부와 한 때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었던 베네수엘라, 콜롬비아는 이번 일로 더욱 대립하고 있다.
한 편 콜롬비아 정부는 "마약 혐의로 공격당한 생존자는 국내법에 따라 기소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중상을 입어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이번 미군 공격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사이에 설전이 계속되자 주미 콜롬비아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경한 외교적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페트로 대통령을 " 불법 마약의 우두머리" " 미치광이"라고 욕했다. 페트로가 9월 16일 미 해군이 마약운반선이라며 콜롬비아 선박을 공격해 콜롬비아 국민 한 명을 죽였다고 항의한 데 대한 비난이었다.
반면에 에콰도르의 보수파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는 20일 X계정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콰도르는 여전히 마약 밀수에 대한 세게 전쟁에 굳건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런 전쟁은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국가간의 단합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력행동을 "마약 카르텔들과의 무장 전투"라고 합리화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공격이 2001년 9월 11일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 이후 조지 W. 부시 전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던 것과 비슷한 법률적 근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정부가 테러조직을 없애기 위해 살상무기와 군대를 동원해서 체포와 구금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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