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조지아 구금 사태에도 불구하고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시장의 대안이 없는 데다 잠재적 기회도 크다는 분석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언론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 시간) '조지아 시골에서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기습 이후에도 현대는 미국에 판돈을 걸고 있다' 제하 기사에서 현대차의 미국 투자 확대와 현지 영향 등을 심층 분석했다.
NYT는 지난달 조지아 현대차·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 이후 "한국에서는 많은 이가 현대에 미국 내 확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미국 내 사업 확장을 지속 중이라는 게 골자다. NYT는 "기아 등 계열사 수십 곳과 공급업체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260억 달러(약 36조9330억 원)를 미국에 지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 사태로 불거진 투자 리스크에도 현대차가 투자를 강행하는 이유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다. 값싼 중국차의 세계적 부상 속에 미국은 향후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몇 안 남은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NYT는 "백악관의 주인이 누가 됐든 미국 시장은 현대에 최대·최선의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라며 "매우 높은 관세와 기타 규제로 중국 자동차는 지금껏 미국 시장에서 배제됐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도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 목표 기조를 재확인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는 구금 사태 직후 뉴욕 연례 투자자 모임에서 미국 시장을 우선순위로 꼽고 "이곳에서 잘하면 한국과 우리 기업에도 좋다"라고 했다.
리스크는 여전하다. NYT는 전기차 판매 부진과 미국 연방 정부의 관련 보조금 지급 중단 등을 극복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구금 사태로 "수십억 달러 지출도 정치적 호의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라고 했다.
한편 구금 사태가 벌어진 조지아에서 현지 분위기는 엇갈린다. NYT는 건설 공사가 시작된 이후 노동자 세 명이 숨지면서 현지 주민 사이에서 안전 우려가 제기됐고, 일부는 외국인 혐오를 표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투자로 인한 기회를 반기는 주민도 적지 않다. 이번 단속이 벌어진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 공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보유한 엘러벨 지역 토박이 네이트 콜린스 씨가 일례다.
2023년 현대 측에 고용된 콜린스 씨는 이전에는 한 번도 외국에 나간 적이 없지만, 현재 기술 연수차 세 번째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그는 "(현대 측의 투자와 같은 일이) 이 지역에 변화를 일으키는 순간을 사랑한다"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콜린스 씨와 같은 미국인 노동자 250명 이상에게 한국 방문 기회를 주고 전기차 생산 기술은 물론 자사 역사 등을 가르쳤다. 엘러벨 지역 공장의 현지 주민 채용 비중도 상당하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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