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바다와 태양이 손잡아야 지구가 산다-기후위기, ‘해초와 신재생’의 결합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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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바다와 태양이 손잡아야 지구가 산다-기후위기, ‘해초와 신재생’의 결합이 답이다

월간기후변화 2025-10-21 10:11:00 신고

지구의 체온이 올라가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패널(IPCC)은 “지금 세대가 마지막 대응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화 이후 평균기온이 이미 1.5도 상승한 가운데, 북극의 빙하는 녹고 해수면은 치솟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은 ‘얼마나 빨리 배출을 줄이느냐’에서 ‘어떻게 흡수까지 병행하느냐’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움직인다. 하나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다른 하나는 바다 생태계를 활용한 블루카본 전략이다. 전자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적 접근이고, 후자는 이미 배출된 탄소를 흡수해 되돌리는 자연기반 해법이다.

▲ 바다에는 나무보다 더 빠르게 자라는 ‘해초(海藻)’라는 거대한 광합성 생명체가 존재한다. 학계는 이를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 부른다.    

 

신재생에너지, 기후위기 대응의 첫 번째 관문

 

태양광과 풍력, 수소와 지열은 이미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신규 발전설비의 91%가 재생에너지로 채워졌고, 이 중 상당수는 이미 석탄·석유보다 발전단가가 저렴하다. 그러나 효율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기후위기의 본질은 에너지 구조의 비효율이다. 석탄은 연소 시 단위 에너지당 탄소 배출량이 높고, 천연가스조차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동시에 배출한다. 반면 태양광은 설치 후 25년 이상 탄소를 거의 내뿜지 않지만, 생산과정의 에너지 투입과 패널 폐기 등 새로운 환경부담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는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라 ‘기본적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무리 친환경 발전소를 늘려도, 이미 대기 중에 축적된 탄소는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바다의 해초, 보이지 않는 제3의 숲

 

이제 시선은 바다로 향한다. 바다에는 나무보다 더 빠르게 자라는 ‘해초(海藻)’라는 거대한 광합성 생명체가 존재한다. 학계는 이를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 부른다. 숲이 탄소를 저장하는 그린카본(Green Carbon)이라면, 바다는 푸른 숲을 통한 탄소흡수의 보고(寶庫)다.

 

해초는 뿌리나 잎이 아닌 ‘엽체(葉體)’로 햇빛을 흡수하며, 생장 속도가 육상식물의 수십 배에 이른다. 연구에 따르면, 해초 1㎢는 연간 3천~5천 톤의 CO₂를 흡수할 수 있다.

 

이들이 죽어 심해로 가라앉으면 수백 년간 탄소를 가두는 천연 저장소가 된다.

특히 갈조류(다시마, 미역 등)는 고위도 해역에서도 잘 자라 한국·일본·노르웨이 등지에서 양식이 활발하다. 단순한 식품을 넘어, 해초가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생물’로 주목받는 이유다.

▲ 신재생에너지는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라 ‘기본적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무리 친환경 발전소를 늘려도, 이미 대기 중에 축적된 탄소는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신재생과 해초, 효율의 균형을 찾아서

 

기후 대응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으로 배출을 줄이고, 해양 생태계로 흡수력을 키우는 것이다. 신재생은 탄소 배출을 막는 공격형 전략, 해초 증식은 잉여 탄소를 제거하는 수비형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지구의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들려면, 단순 감축만으로는 부족하다. 남아 있는 산업공정, 항공, 시멘트 생산 등 ‘감축 불가능 부문’을 상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해초의 역할이 빛난다.

 

해초양식은 인공숲보다 단위 면적당 탄소 고정 효율이 훨씬 높고, 담수나 비옥한 토양이 필요 없다. 심지어 해류를 따라 확산되며 다른 생태계의 생산성도 높인다. 해초가 흡수한 탄소는 일부가 해저퇴적물에 묻히거나 해양생물의 먹이사슬로 편입돼 장기저장으로 이어진다.

 

반면 한계도 분명하다.

 

수확·건조·가공 과정에서 일부 탄소가 다시 방출될 수 있으며, 해양생태계 교란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무조건 많이 키우는 것’보다 ‘흡수와 저장의 균형’을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해양국가 한국, 새로운 기후산업의 기회

 

한국은 사방이 바다다. 좁은 국토, 높은 인구밀도,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가진 한국이 기후위기를 돌파하려면 ‘해양기반 탄소흡수 산업화’가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예를 들어 전남 여수·완도, 강원 동해안, 제주 남부 등은 이미 해조류 양식 기반이 탄탄하다. 이 지역을 블루카본 클러스터로 지정해, 해초양식–탄소저장–바이오소재화–에너지전환을 잇는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이런 시도는 확산 중이다. 노르웨이는 ‘Seaweed Carbon Solution’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연 1,000만 톤의 CO₂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인도네시아는 해초양식을 탄소배출권 시장에 편입하기 위한 제도를 준비 중이다.

 

한국도 산업·과학기술·환경부문을 연계한 블루카본 인증체계를 조속히 마련하고,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함께 해양흡수산업을 국가 탄소예산의 양날개로 삼아야 한다.

▲ 해초를 키우게 되면 해양 생태계가 변화되는 원리    

 

“줄이고, 흡수하고, 되돌려야 산다”

 

지금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다. 신재생에너지를 늘려 배출을 줄이고, 동시에 바다의 해초숲을 확장해 탄소를 되돌려야 한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열쇠는 기술만이 아니라 생태와의 공존에 있다.

 

 

우리가 바다를 ‘탄소 쓰레기장’이 아니라 ‘탄소 정화장’으로 바꿀 수 있다면, 지구의 시간은 조금 더 연장될 것이다. 태양과 바람, 그리고 해초의 푸른 손이 맞잡을 때, 비로소 인류는 기후위기라는 폭풍을 넘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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