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규제로 중소기업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의 주담대 조이기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더 낮은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8월 신규 취급한 주담대의 평균 금리는 연 4.06%로, 지난 6~8월 신규 취급한 중소기업대출(보증서) 평균 금리(3.95%)보다 약 0.11%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가 1년 전 연 3.60%에서 0.46%p 오른 반면,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연 4.72%에서 0.77%p 하락하면서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통상 부실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대출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게 매겨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 7월 말 기준 0.82%로 전월 대비 0.08%p 상승해 주담대(0.29%)의 약 3배에 달하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더 높은 것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는 식으로 주담대 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는 영향이다.
반면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지속 떨어지고 있다. 시장금리가 하락한 데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확대 기조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초 중소기업·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기업대출 문턱을 높여왔던 은행들이 이제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기업대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들은 정부의 연이은 대출 규제에 일제히 주담대 옥죄기에 들어간 상태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제한하는가 하면, 은행 지점당 주담대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하는 방안까지 동원하고 있다. 은행들이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초과했거나, 거의 근접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6·27 가계대출 관리방안' 발표 당시 금융권을 향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절반 수준으로 감축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농협은행은 목표치를 초과했고, KB국민(85%)·하나(95%)은행도 목표치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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