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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충남)=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폐교 위기에 놓였던 시골의 한 초등학교가 반전의 기록을 쓰고 있다. 30명 남짓하던 전교생이 어느새 60명을 넘기며 두 배 이상 늘었고 입학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충남 논산시 광석면에 위치한 광석초등학교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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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신입생 1명’에서 ‘전교생 63명’ 학교로
충남 논산시 광석면 신당리의 한 시골마을. 비닐하우스가 자리 잡은 논밭을 지나자 광석초가 눈에 들어왔다. 학교 앞 도로에는 지나는 사람이 드물지만, 학교 안에 들어서자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김주현 광석초 교장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학교의 존폐를 우려했는데 이제는 입학하려는 학생이 넘쳐서 안심”이라고 했다.
광석초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신입생이 1명밖에 안될 정도로 폐교 위기에 놓였다. 이농 현상으로 광석면 주민 수가 줄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023년에는 전교생이 31명에 불과했으며 2022년과 2023년에는 신입생이 각각 1명에 그쳤다.
광석초의 반전은 이듬해부터 일어났다. 2024년 신입생은 32명으로 늘었고 전교생도 53명으로 뛰었다. 올해 전교생 수는 63명이다. 내년에도 신입생 14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광석초에 입학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은 늘봄학교 덕분이다. 늘봄학교는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를 통합한 프로그램이다. 광석초는 아침늘봄과 저녁늘봄을 병행하고 있어 학부모 만족도가 높다. 아침늘봄은 오전 8시부터 8시 40분까지, 저녁늘봄은 정규 수업을 마친 오후 3시 5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이는 맞벌이 학부모 등의 출·퇴근 시간을 고려한 것으로 학년에 관계없이 학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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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봄 서비스
광석초는 늘봄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학교다. 아침·점심은 학교에서, 저녁은 마을주민자치회에서 제공한다. 김 교장은 “부임 초기 아침을 거르고 오는 학생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학생들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광석초 늘봄학교에서는 독서논술과 체육활동, 바이올린·피아노 등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어민 교사가 가르치는 영어 교육도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저녁늘봄이 끝나는 오후 8시 이후에는 통학차량으로 학생들에게 하교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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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석초에 대한 입학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광석면 주민자치회와의 협업도 있다. 실제로 광석초가 늘봄 강사 채용과 예산지원을 담당한다면, 마을 주민들은 늘봄 강사 관리, 늘봄 공간 제공 등을 맡고 있다. 저녁늘봄도 주민자치회 사무실이 위치한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된다.
주민자치회에서 5년간 활동한 김구 전 주민자치회 회장은 “광석초에서 늘봄학교를 시작하기 전에는 마을학교로 교육과 돌봄을 해결하려 했지만 마을학교만으로는 체계적 교육에 한계가 있었다”며 협업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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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며 돌봄공백을 해소하고 있는 만큼 학생·학부모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6학년 유다혜 양은 “친구들, 동생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어 하루종일 학교에 있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학교와 마을이 힘을 합쳐 교육·돌봄을 제공한 결과 광석초는 지난해 교육부가 주관한 ‘2024년 농어촌 참 좋은 학교 공모전’, ‘2024년 늘봄학교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다만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광석초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광석면 인구는 10년 전인 2015년 4867명이었으나 지난해 3882명, 올해 8월 기준 3755명으로 줄었다. 김 교장은 “지방소멸을 막고 시골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주민 유입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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