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1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코스닥 시장은 문제가 많다. 너무 쉽게 상장이 되기 때문”이라며 “차라리 코스피는 1부, 코스닥은 2부로 시장을 나누고 잘하는 기업은 이전 상장하게 하는 방향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대·중견기업 중심, 코스닥은 중소·벤처 및 기술성장 기업 중심으로 이뤄진 시장으로 상장 요건도 엄연히 다르다. 가령 코스피 상장 요건은 △자기자본 300억원 이상 △상장 주식 수 100만주 이상 △최근 3년 연속 감사의견 ‘적정’ 등이 있다. 반면 코스닥 상장 요건은 △자기자본 30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원 이상 또는 최근 2년 합산 순이익 30억원 이상 △최근 사업연도 감사의견 ‘적정’ 등 코스피 상장 요건에 비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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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비교해 코스닥 시장 상장 요건이 여유로운 건, 코스닥은 벤처·중소·신성장 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 성장성 중심의 기술특례상장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부실기업화되면서 시장 건전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원흉은 벤처 정책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태펀드에서 돈을 받는 구조에서는 옥석이 가려질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태펀드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촉진을 목적으로 정부가 주도해 만든 정책 펀드로, 민간 주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선 모태펀드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안 교수도 “모태펀드를 줄여야 한다. 자금을 받아먹기만 하는 일부 관행을 없애야 한다. 은행과 대기업이 직접 벤처캐피탈을 키운다면 그때부터는 옥석을 가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출이 아닌 투자여야 한다. 그렇게 벤처 생태계를 바꿔야 주식시장까지 다 바뀐다”고 조언했다. 벤처 생태계를 키우려면, 성장에 따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투자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과거 한국거래소 이사회에서 분리된 코스닥시장위원회를 다시 한국거래소 조직 안으로 흡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스닥시장 운영 방향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동일하게 이뤄지면서 독자성과 위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정부가 독립성을 부여하는 차원에서 2013년 독립기구화를 결정했다.
그러나 당초 구상과는 달리 오히려 ‘좀비기업’이 늘며 시장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게 안 교수 생각이다. 안 교수는 “효율성이 높다는 건, 좋은 기업이 상장되고 그 기업들이 지속 성장하는 것을 뜻한다”며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제대로 가려면 코스닥 시장의 효율성을 어떻게든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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