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학교인 예일대를 졸업한 이후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데이터 라벨링 기업 '스케일AI'에서 5년 동안 근무했던 빌랄 아부가잘레(Bilal AbuGhazaleh)는 최근 미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향했다. AI 스타트업을 차리기 위해서다.
AI 기업들과 투자금이 몰리는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중동 지역으로 향한 이유는 뭘까.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아부가잘레는 요르단에서 태어나 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예일대를 졸업한 이후 컴퓨터 비전 스타트업 '하이브 AI(Hive AI)'에서 제품 분석가로 근무했다.
이후 그는 스케일 AI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2020년 말 스케일 AI에 합류했다. 스케일 AI에서 아부가잘레는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 생성형 AI 운영 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회사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던 그는 해외 정부를 위한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국제 공공 부문 사업부 합류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메타가 스케일 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해 이 회사 지분 49%를 확보하고,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산더 왕을 비롯한 직원들을 영입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방향이 바뀌었고, 아부가잘레는 스케일 AI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첫 창업지로 두바이를 선택했다. UAE,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하는 국가들이다. 지난 2018년 아부다비에서 설립된 국영 AI 기업 G42는 최첨단 AI 칩을 구매하고,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AI 인프라 구축, 글로벌 인재 유치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아부가잘레는 AI 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크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중동 지역이 AI 스타트업을 설립하기에 최적지라고 판단했다. 아부가잘레는 지난 9월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의 핵심 산업을 위한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트업 '1001 AI'를 설립했다.
'1001 AI'는 항공, 물류, 석유, 가스와 같이 위험도가 높은 산업의 비효율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AI 기반 의사결정 운영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아부가잘레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3~4개 산업만 봐도 중동 지역 전체에서 100억 달러 이상의 비효율성이 발견된다"라고 말했다.
항공, 석유 등과 같은 산업의 경우 효율성을 조금만 높여도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1001 AI'의 시스템은 고객의 기존 소프트웨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운영 워크플로를 모델링하며,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실시간 지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예를 들어 연료 트럭의 경로를 변경하거나 청소팀을 다른 게이트로 보내기 위해서는 운영 관리자가 누군가 직접 전화를 걸어야 한다. '1001 AI'의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 같은 작업 조율 등이 자동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개입 없이 차량 경로를 변경하고 인력을 재배치할 수도 있다.
1001 AI는 의사결정 전문 AI 시스템을 연말께 출시할 계획이다. 아부가잘레는 중동 지역 최대 규모 건설 회사 및 공항들과 협상을 통해 AI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1001 AI는 설립 두 달 만에 대규모 자금도 확보했다. 1001 AI는 최근 진행된 투자 라운드에서 9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1001 AI는 항공, 물류, 인프라 전반에 걸친 AI 시스템 조기 배치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두바이와 런던에서 팀을 확대하는 데 투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엔지니어링, 운영, 시장 출시 등 업무를 담당할 직원 채용에도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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