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종전 협상의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강조해온 전쟁 조기 종식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외교전에 다시 시동을 건 모습이다. 트럼프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영토 교환 등 러시아의 종전 조건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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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전쟁 장기화로 얼어붙었던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 재건 수요를 겨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년 넘게 이어진 전쟁 탓에 우크라이나의 도로·철도·에너지 시설·주거용 건물 등 핵심 인프라는 대부분 파괴됐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우크라이나의 재건·복구에 필요한 비용은 향후 10년간 5240억달러(약 74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까지 전쟁이 계속되면서 복구 비용은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재건 시장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건설기계를 꼽는다. 파괴된 교통망 복원부터 산업단지 조성, 주택과 공공건물 재건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굴착기·불도저·로더 등 각종 장비가 대거 투입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HD현대 계열사다.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와 HD현대건설기계(267270)는 전쟁 전 우크라이나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2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04년 일찌감치 우크라이나에 진출해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전쟁 전까지 현지 건설장비 시장을 주도해왔다. 두 회사는 내년 1월 HD건설기계로 통합해 조직을 하나로 묶으면서 시장 내 영향력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HD현대 계열사들은 전쟁 이후를 대비한 행보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지사를 설립해 법인 체계를 구축했고 주요 지역별 딜러망도 확보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복구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재건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잇따라 맺고 있다.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 영토개발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재건 연수단이 HD현대건설기계 울산캠퍼스를 방문 재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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