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유튜브가 단순한 영상 플랫폼을 넘어 유통업계의 새로운 무대로 부상 중이다. 영상 속 콘텐츠가 상품 판매로 직결되는 새로운 판로가 형성된 데 따른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산업 구조의 대대적 변화를 예견하고 있다.
20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콘텐츠 커머스를 포함한 글로벌 소셜 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1조2530억달러(한화 약 1781조2648억원)로 집계됐으며, 내년 2조9000억달러(약 4123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콘텐츠 커머스 시장도 성장세로 나타난다. 미래에셋증권은 유튜브 쇼핑을 통한 총 거래액이 오는 2028년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콘텐츠 커머스’는 영상 내 상품 정보를 태그하고 구매 링크를 삽입해 이용자의 자연스러운 구매를 이끄는 협력형 광고 모델이다. 동영상, 쇼츠 등 다양한 콘텐츠 형식에 적용 가능하며 광고가 아닌 콘텐츠를 주요 무대로 삼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다. 영상 시청 중 등장한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어 콘텐츠 자체가 판매의 창구로 자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유통 채널의 부상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 5월 유튜브 쇼핑 프로그램을 도입해 영상 내 상품 태그 기능을 활용한 콘텐츠를 확대했다. 올리브영은 프로그램을 통해 입점한 중소 브랜드의 노출 기회를 넓히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해 플랫폼 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역시 지난 6월 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로 유튜브 제휴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지난 8월 기준 약 5300명의 크리에이터가 영상 콘텐츠에 지그재그 상품 링크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제작된 영상 콘텐츠 및 태그 상품 수는 패션·뷰티·라이프까지 약 3만개에 이르며 일 최대 유입자 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리와 남성 패션 플랫폼인 ‘4910’도 지난 15일 유튜브 제휴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에이블리와 4910은 프로그램을 통해 입점 셀러의 판매 채널 확보와 고객 접점 확대를 전망하며 실질적인 매출 성장까지 연결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새로운 유통 채널의 확산 배경에는 변화된 소비 패턴이 있다.
AI 추천과 개인 맞춤형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검색 중심의 ‘목적형 쇼핑’보다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콘텐츠 속 제품을 구매하는 ‘발견형 쇼핑’이 보편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10·20세대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인지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콘텐츠 기반 소비’가 확대되며 유통 채널의 판로가 넓어졌다.
유튜브가 ‘발견 중심 소비’의 흐름 속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제휴 기업도 덩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풀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제휴 프로그램은 판매 채널의 확장을 넘어서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와 영향력이 직접적인 판매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는 틱톡이 유튜브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 법인을 통해 미국 ‘틱톡샵(TikTok Shop)’ 입점이 가능해지면서 기업들은 판매 채널 확장에 나섰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지난 8월 틱톡샵 매출이 전월 대비 72% 증가하며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틱톡 앱의 원스톱 쇼핑 구조가 즉흥적 소비 성향이 강한 MZ세대에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틱톡샵의 국내 공식 론칭이 본격화될 경우 콘텐츠 커머스 시장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커머스에 뛰어드는 플랫폼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자연스러운 소비자의 구매 경험을 유도하는 전략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