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콜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서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표면상 갈등은 일단락된 모습이지만, 완전한 종식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23일 예정된 콜마홀딩스 주식반환청구소송 첫 변론과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윤 부회장의 독주 체제가 굳어질지 아니면 창업주 윤동한 회장·차녀 윤여원 대표 측의 반격이 이어질지가 향후 그룹 내 권력 구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14일 콜마비앤에이치는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콜마비앤에이치는 윤여원 대표와 윤상현 부회장, 이승화 사내이사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한국콜마종합기술원 전경. © 한국콜마
이승화 신임 대표는 향후 콜마비앤에이치 사업을 총괄하며 경영 전반을 이끌게 됐다. 그는 CJ제일제당 경영리더, CJ 부사장, CJ프레시웨이 상무, 베인앤컴퍼니 이사 등을 역임한 전략 전문가다.
윤 부회장은 일시적으로 무보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서 콜마비앤에이치의 중장기 비전 수립 및 전략 자문역을 맡기로 했다.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까지 3인 각자대표 체제가 결정된 만큼, 윤 대표도 대표직을 지키기는 했다. 하지만 윤 대표는 경영 의사결정 등 회사 경영 전반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만큼 오빠인 윤 부회장이 사실상 전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콜마그룹 오너 간 분쟁의 불씨가 된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 문제가 일단락되자 업계 관심은 이제 창업주이자 부친인 윤동한 회장이 아들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반환청구 소송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윤 회장은 남매 간 분쟁 속에서 중재자로 나섰다가 갈등이 확대되자 윤 부회장이 '3자 경영 합의'를 어겼다며 본인이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의 13% 가량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윤 부회장의 승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이 주식 반환을 주장하는 근거는 2018년 체결한 3자 간 합의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합의서를 볼 때 '부담부 증여'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2018년 9월1일 윤 회장과 윤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작성한 가족 합의서에는 부담부 증여로 해석될 문구가 명시되지 않았다. 윤 부회장이 콜마BNH의 독립적인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은 없었으며, 오히려 주주로서 재산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문구가 담겼다.
윤 회장은 윤 부회장이 합의서에서 약속한 콜마BNH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권 보장에 대한 사항을 어겼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합의서를 확인한 결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이라는 표현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합의서에는 콜마홀딩스가 콜마BNH의 주주로서 재산권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마홀딩스 측은 "2조 5항에는 '본 합의서를 통해 윤여원에게 부여될 콜마BNH의 사업경영권은 콜마BNH의 사업운영과 관련한 의사결정과 관련된 사항으로서 한국콜마홀딩스가 콜마BNH의 주주로서 가지는 일체의 재산권 행사를 제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29일 진행되는 콜마홀딩스의 임시주총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날 열리는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에서는 윤 회장이 제안한 신규 이사 10명 선임 안건이 표결에 부쳐진다.
해당 이사진에는 윤 회장과 딸 윤 대표, 윤 회장의 최측근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현재 콜마홀딩스의 이사회는 9명으로 구성됐는데, 만약 윤 회장 부녀가 제안한 10명이 모두 선임될 경우 콜마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콜마홀딩스가 윤 회장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수용했지만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콜마홀딩스의 지분 구조를 보면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서 31.75%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는 달튼의 지분 5.68%를 더하면 최종 37.43%를 확보하게 된다.
윤 회장의 지분 5.59%와 윤 대표 부부의 지분을 모두 합친 16.21%를 크게 웃돈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38.56%에 달하지만, 윤 부회장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평가가 우호적인 편이어서 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부회장의 확고한 지분율과 우호세력을 기반으로 주도권을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임시 주총에서 윤 회장과 윤여원 대표 측의 반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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