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혁명은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 혁명이 아니라 경제 질서를 20개월 안에 20년만큼 바꾸는 구조적 혁명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국내 최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가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연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구글, 카카오, 쿠팡, 네이버 같은 기존 플랫폼 주체를 공격하며 경제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결, 확장 경제의 시대'라는 주제로 발표한 강 센터장은 현재 AI 산업계 상황을 아이폰 출시 직후, 앱스토어 등장 전 단계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발표할 당시 사람들은 전화를 걸고 음악을 듣는 기계라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혁명은 아이폰이 아니라 앱스토어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AI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챗GPT는 검색과 요약을 돕는 도구일 뿐이다. AI 없으면 일도, 대화도, 소비도 불가능한 순간이 올 때, 그게 진짜 'AI 모멘트'"라고 말했다.
또 "기술이 아니라 행동이 바뀔 때 혁명이 일어난다. 클레이 셔키(미 뉴욕대 교수, 미디어 학자)가 말했듯 기술이 사회를 바꾸는 게 아니라 새로운 행동이 사회를 바꾼다"며 "AI도 사람들의 일상과 소비 습관이 재편될 때 비로소 경제가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강 센터장은 이미 AI 모멘트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AI가 소비자 대신 행동하는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바이 포 미(Buy for me)' 기능으로 AI가 직접 구매를 시작했다. 구글은 가격이 내려가면 자동으로 결제하는 기능을 내놨다. 오픈AI는 '즉시 결제'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도 내년에 'AI 탭'을 만들어 결제까지 AI가 처리하는 구조를 실험한다"고 전했다.
한편 강 센터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이 올해만 3000억 달러(약 426조원) 이상을 AI 인프라에 투입했다며 "38년간 산업 고속도로를 깔던 자본이 단 1년 만에 몰린 초유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칩을 팔아 번 돈으로 오픈AI가 다시 칩을 사는 순환 투자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구조가 이어지면 밸류(기업 가치)는 높아지지만 최종 소비자단에서 돈이 돌지 않으면 내부 경제만 돌아가는 거다. 그럴 땐 반드시 버블이 터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전력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현재 전력 수요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5년 안에 에너지 사용량이 지금보다 4.5배 늘어야 하는데 미국이 원자력 발전소를 새로 짓더라도 최소 7년은 걸린다"며 "전기 병목이 AI 경제의 병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강 센터장은 "AI 버블이 터질지의 문제는 'AI로 무엇을 돈 벌 것인가'로 바꿔야 한다"며 "AI 산업이 지속되려면 결국 소비자 단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버블은 내부 투자만 돌 때 생긴다. 소비자 단에서 돈이 돌고 새로운 행동이 생길 때만 완결된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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