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트럼프 APEC 방한 D-10…한미 관세협상 '트럼프 전액선불' 악재 뚫고 접점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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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트럼프 APEC 방한 D-10…한미 관세협상 '트럼프 전액선불' 악재 뚫고 접점 찾았나

폴리뉴스 2025-10-20 13:08:22 신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오른쪽)과 여한구 통성교섭본부장이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둘러싼 한미 간 관세 협상이 타결을 향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이 일제히 미국을 찾아 집중적인 협상을 벌인 결과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조율이 필요한 쟁점이 한두가지 있는 만큼 APEC 개막 직전까지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수천억 수조 달러 들어와야 공정 하다"면서 기존의 '선불'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막판 협상 악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인방 방미협상 마무리…"APEC 타결 가능성 높아져"

"대부분 쟁점 상당한 진전…1~2가지 조율 필요 쟁점 남아"

무역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았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9일 귀국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과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업계와 간담회를 했으며 오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귀국길에 오를 계획이다.

김용범 실장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이번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해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대한민국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호호혜적인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상당히 의견이 근접해 가고 있다"며 "미국 측에서 대한민국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이해하고 있다"고 협상 성과를 소개했다.

그동안 미국은 3500억 달러 투자 자금 운용 방식을 두고 '전액 선불 투자'를 요구해왔으나 한국은 외환시장 충격을 우려해 직접 투자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김 실장은 "대한민국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에 대해 미국이 충분히 인지하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달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선 "이번 방미 이전보다는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답했다.

다만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쟁점 한두 가지가 남아있다"며 "우리 부처와 심도 있게 검토해서 우리 입장을 추가적으로 (미 측에) 전달하고 더 협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협상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했던 '무제한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그것도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는) 부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지 않나"라며 "그 부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개별적인 프로그램, 숫자까지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이번 협의의 성과를 토대로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미투자금 공급 기간 설정·한국의 외환안정성 유지 방안등 막판쟁점

미국 측은 지난 7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타결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줄곧 '전액 현금 직접투자'를 요구해왔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이후 운용 방식과 관련한 세부 협상 과정에서 직접 투자 시 우리나라의 대규모 외화 유출과 외환시장 충격을 우려해 대출 보증 등 비현금성 자금 운용 병행을 주장했다.

이에 이번 방미 기간 김 실장과 김 장관, 여 본부장은 지난 16일 한미 무역 협상의 '키맨'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2시간 넘게 만나 양국 간 가장 큰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의 구성과 방식을 협의했다.

구 부총리는 지난 15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을 만나 미국의 대미 투자 선불 요구가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는 등 고위당국자 4인방이 동시다발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고 나섰다.

여 본부장은 방미 기간 자기 대화 상대인 제미이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측이 이번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로 의견 차이를 좁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트닉 장관과의 대화가 2시간 넘게 이뤄진 점에 비춰 합의문 문안을 조율하는 단계까지 나갔으리라는 추정과 함께,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금에 대해 '선불'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신중론이 병존한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선불 현금 5% 이내, 나머지는 대출·보증 형태로 충당'하는 절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김 실장의 귀국으로 협상단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 만큼, 이번 주 초 대통령 주재 회의를 열어 후속 전략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에게 귀국 보고와 함께 협상 내용 중 진전됐다고 한 부분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대통령이 관세 협상 대응에 대한 우리 정부 측 입장을 세부적으로 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이번 협상을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정상 간 정치적 결단으로 매듭짓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결국 "한국의 3500억달러 미국 투자는 선불"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입장을 수용하느냐가 최종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무선에서 완전한 합의가 어렵다면 정상회담에서 '조건부 합의' 혹은 '공동성명 수준의 합의 방향'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수천억·수조 달러 들어와야 공정" 협상 변수 되나

앞으로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입장을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차례 '대미투자는 선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한국 등에서 수조 달러가 들어와야 공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한 질문에 "(미중 무역은) 수십 년 동안 일방통행이었다"며 "그들은 미국의 도움으로 부유해졌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일본·한국도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하게 대우받는 것뿐이며 공정함이란 수천억 달러, 심지어 수조 달러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구윤철 부총리도 16일 대미 투자 '선불 요구'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우려 사항을 미국 측에 전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재계총수 5명, 트럼프와 7시간 골프…관세협상 '물밑 지원'

한편, 재계 총수들은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을 하며 관세협상을 물밑에서 지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해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주요 재벌기업 총수들이 집단적으로 미국의 대통령 및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긴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그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룹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경기를 즐기면서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인들과 동반 라운딩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들은 경기 전후 또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 등에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자동차·배터리·조선 등 분야에서 이들 기업의 대미 투자 및 관세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지 주목된다.

마침 정부의 경제·통상 라인도 미국으로 총출동해 미국 측과 막판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달 말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종 타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이곳에서 골프를 친 것은 11차례다. 트럼프 대통령이 라운딩을 마치고 나오는 데 통상 5∼6시간 걸렸다는 지지자들의 전언으로 미뤄보면, 8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기업 총수들 사이에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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