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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터넷 방송 업계에 따르면 BJ로 활동 중인 A씨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캄보디아행을 알렸다. 그는 비행기 예매 완료까지 인증하며 자신을 포함해 BJ·유튜버 등 3명이 함께 한다고 전했다.
A씨는 “범죄자 소굴 앞에서 엑셀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최근 BJ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엑셀방송은 시청자들이 후원하는 금액 순위를 엑셀 시트에 정리한 것처럼 줄을 세워 화면에 띄우는 것을 뜻한다. 시청자 간 경쟁을 유도해 후원금을 더 받으려는 방법 중 하나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의 BJ로 활동 중인 B씨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원구단지 앞에서 생방송을 켜기도 했다.
원구단지는 태자단지, 망고단지와 더불어 캄보디아 내 3대 범죄 단지로 분류된 곳으로, 중국계 범죄조직이 감금과 불법 사기 행위를 벌이는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그는 단지 앞에서 “좋은 말로 할 때 한국인을 석방하라”, “강제 감금된 피해자들을 풀어달라”고 외쳤다. 방송은 실시간으로 진행됐고, 시청자 수가 2만 명을 넘기도 했다.
B씨는 단지 곳곳을 돌아보며 “내부가 비어 보인다” “어디로 도망간 것 같다”며 상황을 알렸다. 그러자 단지에서 조직원이 나와 B씨 얼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갔다. 그가 “뭘 찍었냐”고 따졌지만, 조직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후 경비견의 목줄을 풀어놓는 위협적인 모습도 영상에 포착됐다.
B씨가 활동 중인 플랫폼 측에서는 “해당 장소를 포함해 범죄 단지 인근에서 방송 진행은 중단 부탁드린다”고 댓글을 달았지만 생방송을 정지시키는 등의 적극적인 행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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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캄폿주 보코르산 인근에서는 20대 한국인 남성이 중국인 조직에 납치돼 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됐고, 수도 프놈펜에서도 납치 피해 사례가 연이어 보고됐다.
외교부는 지난 16일을 기점으로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지역 등에 여행경보 4단계에 해당하는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이밖에 캄보디아 내 우리 국민의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지역 중 하나인 시하누크빌은 ‘출국권고’로 상향 조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캄보디아행 항공권을 수수료 없이 취소해 주고 있다.
여행금지 지역에 들어가면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방문·체류 금지 국가나 지역을 긴급한 예외적 사유를 제외하고 외교부 장관 허가 없이 방문·체류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캄보디아로 향하는 BJ나 유튜버를 현실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없다. 경찰 관계자는 “BJ나 유튜버가 취업 사기를 당했거나 대포통장 판매 등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제지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일부 BJ들이 캄보디아 사태를 조회수를 올려 돈을 벌 기회로만 보는 것 같다”며 “콘텐츠에 책임을 지게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정부도 미필적 방조를 하는 셈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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