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태훈이 데뷔 11년 만에 나선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태훈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2차전 내내 리그 정상급 원투펀치인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이상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시작부터 호쾌했다. '극강의 에이스'이자, 정규시즌 '4관왕'에 오른 폰세와의 맞대결에서 대포 한 방을 날렸다.
김태훈은 지난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PO 1차전에서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회초 폰세를 상대로 5-5 균형을 깨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김태훈의 솔로 홈런으로 삼성은 6-5 리드를 안았으나 6회말 불펜이 무너지며 1차전을 8-9로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김태훈은 이날 9회초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도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그 이튿날에도 타격감은 여전했다.
전날(19일) PO 2차전에서도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2회초 2사 1루 첫 타석에서 와이스와 맞붙어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했다.
예열을 마친 그는 3회초 팀이 대거 4득점을 올린 후 2사 1루에서 다시 한번 와이스를 상대로 안타를 작렬했다.
5회초 바뀐 투수 조동욱을 상대로도 안타를 뽑아낸 그는 이날 5타수 3안타를 기록, 삼성 타자 중 가장 무서운 공격력을 자랑했다.
그는 PO 1~2차전에서 모두 7번인 하위 타선에 배치됐음에도 9타수 5안타 타율 0.556 기록하며 크게 활약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PO 2차전을 7-3 승리로 장식한 후 취재진을 만나 "김태훈이 정규시즌 때보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하위타선에 점수를 생산해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는데, 김태훈이 그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이번 가을야구 전까지 김태훈은 지난 10년간 1군보다 2군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었던, 사실상 무명 선수였다.
2015년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김태훈은 KT 시절 4시즌 동안 1군 출장이 75경기에 그쳤다.
1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그는 결국 2023시즌을 앞두고 내야수 김상수의 프리에이전트(FA) 보상선수로 삼성에 이적했다.
팀을 옮긴 후에는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 타격왕까지 차지했지만, 정작 1군에서 보는 날은 드물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그는 차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개인 최다인 51경기 98타석을 소화했고 커리어하이인 타율 0.237 2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72를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데뷔 11년 만에 생애 첫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김태훈은 준PO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그동안 많이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가족들이나, 동료들, 코치진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10년 넘게 버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1군에 좀 길게 있었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승선해 '살면서 이런 날이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솔직히 2군에서 잘하는 선수 정도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을야구에서도 잘하니까 기분이 좋고 욕심도 생긴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태훈은 주먹을 불끈 쥐며 성장을 다짐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더 단단해지고 발전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면서 "앞으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