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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봉준 한국식품산업협회 산업진흥본부장(이사)은 최근 서울 서초구 협회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 2025’에 주빈국으로 참여한 K푸드 성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아누가는 식품계의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로 평가되는 행사로 2년마다 열린다. 올해는 110개국 80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한국은 행사 주최 측의 K푸드 집중 조명 방침에 따라 한국식품산업협회를 중심으로 13개사가 88개 부스를 배정받아 ‘K푸드 주빈국관’을 꾸몄다. 대기업(롯데웰푸드(280360), 롯데칠성(005300)음료, 하림(136480)) 3곳과 중견기업 8곳(대상(001680), 풀무원(017810), 빙그레(005180), 팔도, 남양유업(003920), 샘표(007540), 농심태경, 대두식품), 중소기업(영풍, 오리진고메)이 협회와 손을 잡고 참여했다. 이와 별개로 동원산업(006040)과, 오뚜기(007310), 농심(004370), 삼양식품(003230)은 부스를 개별적으로 꾸며 동행했다. 유봉준 이사는 박람회 첫날부터 마지막까지 현지에서 머물며 K푸드에 대한 현장 열기를 몸소 느끼고 돌아왔다.
혁신상을 탄 3개 제품은 샘표식품의 유기농연두와 중소기업 화씨푸드의 씨크런치 씨솔트(Seacruch Sea salt), 중소기업 기린컴퍼니의 감태수연면이다. 유기농연두는 100% 순식물성 콩발효 에센스로 전통 한식 간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단 1스푼만으로도 요리의 풍미를 높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씨크런치 씨솔트는 쌀이 더해진 고급 김스낵으로 바삭함과 맛의 밸런스(균형)가 심사위원 마음을 샀다는 후문이다. 기린컴퍼니의 감태수연면은 자연산 감태를 활용해 만든 소면이다. 32시간 자연 숙성 과정을 거쳐 소화가 잘되고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아 높은 풍미와 영양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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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봉준 이사는 “8000여개 넘는 기업이 1개 이상의 제품을 출품한 상황에서 국내 제품 3개가 혁신상을 받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장류나 김 등도 단순히 과거 전통에 머물지 않고 기술력과 트렌드를 결합한 제품을 내놔 K푸드의 혁신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주빈국 위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 이사는 “일본과 중국, 브라질과 경쟁해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처음으로 선정됐다”면서 “주빈국이 되면 전체적인 행사 기획과 프로모션을 주최측과 같이 구상할 수 있는 데다 행사 기간 내내 행사장 핵심부에 자리할 수 있어 명실상부 K푸드의 세계적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했다. 주빈국이란 주최 측이 행사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국가로 선정한 나라를 말한다. 선정된 국가는 독립된 전시관과 특별 프로그램 등으로 자국 식품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기회를 얻는다. 올해 아누가 행사의 주인공은 K푸드였다는 얘기다.
유 이사는 “1개 기업 기준으로 이전 다른 박람회와 비교했을 때 바이어 상담 건수는 50% 정도 늘었다”면서 “모 기업의 경우 영국 유통 담당자와 현장에서 바로 계약이 이뤄진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전 사례를 보면,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또 다른 대규모 식품 박람회인 씨알(SIAL)에서 아워홈은 배추김치를 담글 때 버리는 배추의 가장 겉면 잎으로 만든 김치인 ‘청잎김치’로 혁신상을 받은 후 판로 문의가 쇄도해 현재 국내를 포함한 12개국의 코스트코에 입점해 있다.
그는 “라면의 경우 해외에서 국물라면보다 비빔라면을 더 선호한다고 알려져있지만, 막상 현장에서 보니 국물라면 역시 시식은 물론 상담도 잘 됐다”면서 “매운 라면이 인기가 많다고 하지만 순한 국물 라면에 대한 수요도 많은 것을 알게 돼 K푸드 저변이 그만큼 많이 확대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는 다만, “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인 130억달러임에도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 7000억달러에 견주면 2%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식품 수출 품목이 제한돼 있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는 구제역, AI 등 가축전염병으로 인해 외국과 검역협정이 체결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다시 말해, 쇠고기(유제품 포함),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함유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관세장벽이 해소돼야 K푸드 수출이 더욱 날개를 달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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