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이슈] 이상철 항우연 원장, 가족 이사비 451만 원 공금 처리 '특혜 논란'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사진 홈페이지 캡처 [뉴스락]

[뉴스락]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임명된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이 자택 이사에 따른 451만 원의 비용을 항우연 예산으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이사비 지원이 항우연의 사택관리규정에 전혀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국회의원(남양주갑)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상철 원장은 전세로 거주하던 경기도 고양시 자택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생활 짐 전부를 옮겨 대전 유성구 항우연 임원 사택으로 이사했다.

이사에는 7.5톤 대형 이삿짐 차량이 동원됐고, 이에 따른 이사비 451만 원이 항우연 예산으로 집행됐다.

그러나 항우연 '사택관리규정'에는 이사비 지원 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항우연은 "과거 사례에 따라 내부 결재를 통해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항우연이 제시한 ‘과거 사례’는 2012년 단 한 건뿐이었다. 무려 12년 전 사례를 근거로 현행 규정도 없이 수백만 원의 공금 집행을 정당화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심지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조차 부총리급 장관에게 관사 입주시 이사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최 의원실에 "장관 관사 입주시 이사비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또한 항우연이 최근 5년간 임원 및 직원에게 사택 입주와 관련해 지원한 이사비를 보면, 2023년과 2024년 제주도 발령자 두 명에게 각각 25만 3천 원, 33만 1천 원이 지급된 것이 전부였다.

이들 모두 가족 없이 혼자 이사한 단독 이사 형태였다. 이에 비해 이상철 원장에게만 451만 원이라는 고액이 지원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최민희 의원은 "사택 입주는 핑계일 뿐, 결국 가족이 함께 이사 온 ‘가정집 이사’를 공금으로 처리한 셈"이라며 "이는 규정도, 정당한 사유도 없이 내부 결재만으로 수백만 원의 예산을 쓴 명백한 특혜이자 예산 집행 절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공기관 예산은 임의로 쓸 수 있는 개인 쌈짓돈이 아니다"라며 "부총리도 받지 못하는 혜택을 항우연 원장이 누리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행태임이 분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번 이사비 외에도 이상철 원장의 사택 입주 전 호텔 숙박비 지원, 퇴근 후 호텔 인근 식당에서 법인카드 사용, 제주·부여 워크숍에서의 김영란법 위반 및 업추비 쪼개기 결제, 출장비 부당 수령 등의 사례를 추가로 지적하며 "공공기관장의 기본 자격을 근본부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 역시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이상철 원장이) 멀쩡한 항우연 신형 기숙사를 놔두고 4성급 호텔에서 머물렀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노조는 "원장 놀이나 할 자리가 아니라 국가와 항우연을 위해 일해야 할 자리”라며 이상철 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내부 결재 절차가 규정을 대체할 수 있다면, 규정은 왜 존재하느냐"며 "항우연은 감사원 감사를 비롯해 조직 전반의 자정 능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