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로맨스 스캠 범죄단체에 가입, 유인책으로 활동한 한국인 남성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 17단독 목명균 판사는 범죄단체활동가입,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와 20대 남성 B씨, 30대 남성 C씨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을 사칭, 텔레그램 등을 통해 피해 남성에게 접근했다.
이후 “여성을 소개해 주는 걸프랜드라는 업체의 실장인데, 회원 가입하면 조건만남을 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허위 사이트에 가입시킨 뒤 인증 비용 명목으로 돈을 가로챘다.
피해자는 11명으로, 총 145회에 걸쳐 5억5천76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당은 범죄단체의 모집책 또는 상담원에게 ‘해외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현지 숙소로 이동, 범행 방법을 교육받았다.
해당 조직은 중국인 총책 아래 관리책, 유인책, 대포통장 모집책, 인출책 등을 두고 있다.
유인책 팀원들은 외출 시 단지 경비원과 사진 인증을 해야 했으며 수사를 피하고자 가명을 사용했다.
근무시간은 낮 12시30분부터 다음 날 새벽 3시였으며 지각하거나 조직원 간 다툼을 일으킬 경우 벌금을 내기도 했다.
3개월 내 탈퇴를 원하면 미화 2만달러 벌금 및 ‘개바시’(범행에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 등 세팅 비용)을 내야 했다.
탈퇴 시 휴대전화를 포맷, 사무실 흔적을 삭제했으며 3개월 이전 탈퇴한 조직원의 벌금 및 개바시 비용을 일행인 조직원에게 부담시키는 등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당은 속아서 범죄단체에 가입하게 됐으며 범행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목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목 판사는 일당이 근무 시간 외 휴대전화 게임을 했으며, 숙소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고, 컴퓨터마다 연결 가능한 개인 와이파이가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
사무실 건물 입구 및 내부에 현지인 경비원이 경계를 섰으나 저항할 수 없는 폭력·협박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고, 3개월 이상 일할 시 위약금 없이 퇴사가 가능하며 이전이라도 비용을 내면 퇴사할 수 있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목 판사는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범죄단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피고인들이 기망당했거나 불법행위에 연루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무런 고지 없이 범죄단체에 가입한 것이 아니고, 형법상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강요된 행위도 아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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