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스킨케어 화장품들에 꼭 들어가는 성분명이 있다.
바로 PDRN(Polydeoxyribonucleotide)이다. 이 성분은 혈액순환 촉진과 함께 콜라겐 생성을 도와 잔주름 개선, 보습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홈케어'족들에게 인기를 끈다.
최신 트렌드인 '저속노화'와 '저자극 재생케어'를 결합한 기능성 성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는 PDRN을 스킨부스터와 고기성능 화장품의 핵심 원료로 주목한다.
그럼 PDRN은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
2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PDRN은 인체 DNA와 유사한 구조로 세포 재생을 촉진해 상처를 빠르게 회복시키면서도 흉터 생성을 줄여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신개념 물질이다.
연어의 정액 등에서 추출하는 PDRN은 유명 피부과 리프팅 시술인 '연어주사'에 들어가는 효능 성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떠오르는 차세대 화장품 성분으로 주목받는다.
주로 피부에 성분을 직접 주입시키거나 바르는 형식으로 사용된다. 특히 PDRN의 체내 주입은 혈관 생성, 세포 기능 활성화, 콜라겐 합성, 색소 참작 방지, 조직 생성, 노화 방지 등을 촉진해 궁극적으로 젊고 탄력있는 피부의 생성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쥬란힐러, 연어주사, 연어 앰플 등 피부 재생과 보습을 위한 다양한 시술에 쓰인다.
최근 PDRN은 연어 유래 DNA 성분에서 장미·어성초·클로렐라 등 비동물성 원료로 확장되는 추세다.
PDRN을 일상생활에서 가장 손쉽게 접하는 방법은 '인공눈물'이다.
일부 인공눈물은 미세하게 손상된 각막을 치유하고 안구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PDRN을 함유하고 있다.
PDRN 함유 화장품 제품들은 이같은 인공눈물을 피부에 직접 발라 피부 재생 효과를 노린다. 꾸준히 사용하면 피부 톤이 밝아지고 보습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브랜드보다 성분 따진다…소비자들 '열광'
PDRN이 각광받으면서 소비자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CJ올리브영에 진행한 '올영세일'(8월29일~9월4일)에서 PDRN 관련 검색량이 전년대비 695%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구매 기준이 브랜드 인지도보다 핵심 성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PDRN 시장은 지난해 약 3700만달러(528억원) 규모로 평가되며 향후 10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됐다.
피부 재생과 조직 회복을 돕는 PDRN 특성이 주목받으며 제약·화장품·의료 분야 전반으로 적용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 본격적인 연구개발·신제품 판매 나서
아모레퍼시픽 R&I센터는 미세조류 '클로렐라'에서 추출한 비동물성 'Blue PDRN'의 피부 재생 효능을 밝혀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연구 결과, Blue PDRN은 상처 치유 과정에서 일어나는 피부 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크게 향상시키고 피부 조직을 구성하는 콜라겐 합성 및 혈관 생성 관련 인자 발현을 높여준다. 또한 기존의 동물성 PDRN과 마찬가지로 아데노신 A2A 수용체(A2AR) 매카니즘을 통한 피부 재생 유도 효과도 확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통해 제조 기술인 '연속식 모듈공정을 활용한 미세조류(클로렐라)에서 분리한 저분자 PDRN 제조기술'을 특허 출원했으며, 해양수산신기술(NET) 인증 및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PDRN 라인 론칭 후 1년 만에 누적 1500만개를 판매했다. 이에 에이피알은 PDRN 등 핵심원료 생산과 시제품 제작 기능을 갖춘 평택 3공장을 내년 본격 가동해 글로벌 고기능성 화장품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에이피알의 PDRN 라인은 국내 시장에서 약 300만개가 판매되며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했고,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 판매량의 5배에 달하는 물량이 소비됐다. 미국·일본·유럽 시장에서 K-뷰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PDRN 핑크 콜라겐 겔 마스크'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311% 증가하며 이후 분기 평균 120% 수준 성장률을 잇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미국 패션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헤일리 비버가 SNS에 착용 사진을 공개하며 판매가 급증했다.
그외 브랜드별로는 '식물성 PDRN' '저자극·흡수형 제형' '지속가능 원료'를 키워드로 내세운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클리오의 스킨케어 브랜드 구달은 어성초에서 추출한 식물성 PDRN을 적용한 '어성초 PDRN 히알루론 속광 크림'과 '콜라겐 멜팅 패치'를 선보였다. 모공보다 작은 크기의 PDRN을 함유해 흡수율을 높였으며, 아이스 어성초·마이크로바이옴(바실러스발효물)·7중 히알루론산을 복합 처방했다. 멜팅 패치는 미세 나노섬유가 피부에 녹아들며 유효성분을 직접 전달하는 형태로, 자체 인체적용시험 결과 크림 단독 대비 보습과 탄력 개선 경향이 확인됐다.
브링그린은 제주산 푸른콩에서 추출한 비타민B5(판토텐산)와 PDRN을 결합한 독자 복합성분 '블루빈 B5-PDRN™'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블루빈 B5-PDRN 마일드 로션·크림'은 영유아와 임산부도 사용할 수 있는 저자극 보습 라인으로, 민감성 피부 장벽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 일명 '보들보들보들로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론칭 전부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는 로즈 PDRN과 PHA(폴리하이드록시산)를 결합한 '플로라 글로우 로즈' 마스크 신제품을 선보였다. '하이드로겔 마스크' '슬리핑 마스크' '볼 마스크' 3종으로, 수분 결광 관리에 특화된 제품이다. '플로라 글로우 로즈' 라인의 핵심 성분이자 차세대 필링 성분인 PHA가 공통 함유되어 있으며, 탄력에 도움을 주는 '로즈PDRN'과 '비건 유사 콜라겐'이 추가됐다. 마몽드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자체 인체시험에서 피부 윤기와 광채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동국제약 센텔리안24는 '엑스퍼트 마데카 크림 액티브 리뉴 PDRN'을 선보였다. 동국제약의 핵심성분 TECA(테카,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 5D-PDRN과 로즈워터를 배합한 독자성분인 TECA-PDRN™(테카-피디알엔)를 함유했다. 특히 5D-PDRN은 각기 다른 분자량을 가진 5가지 PDRN(연어·병풀·어성초·마린·장미)으로 구성됐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비타민B 콤플렉스와 PDRN을 결합한 '비타비 플러스 PDRN플럼핑 앰플'을 내놓았다. 복합적인 노화 징후를 집중 관리하는 프리미엄 안티에이징 앰플로, 스킨메드 임상시험을 통해 6대 초기 노화 지표인 △탄력 △광채 △볼륨 △피부 흔적 면적 △피부결 △피부 밝기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아누아는 세럼·토너·크림·패드·마스크팩으로 구성된 PDRN 라인 5종이 지난 9월 '올영픽'에 선정되며 베스트셀러 'PDRN 라인' 5종을 선보였다. 스마트 캡슐 공법으로 PDRN·히알루론산·콜라겐을 안정화해 피부 깊숙이 전달하는 점이 특징으로, 수분 공급은 물론 광채·탄력 개선까지 한 번에 케어할 수 있다. 이에 아누아의 주력 제품인 '어성초 라인'을 잇는 차세대 히어로 라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브이티코스메틱(VT코스메틱)의 'VT코스메틱 PDRN 에센스 100'는 산삼에서 추출한 식물성 PDRN인 피토 피디알엔 파낙스(PHYTO PDRN Panx)가 함유됐으며, 동물성 대비 저분자로 흡수율이 높아 겉돌지 않는 탄력 광채를 선사한다.
업계 관계자는 "PDRN은 항산화 효과, 염증 개선, 주름 개선 및 피부 탄력 효과를 포함하는 기능성 화장품 소재로서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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