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DGIST는 에너지환경연구부 양기정·김대환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인천대학교 김준호 교수팀과 함께 ‘온도 조절’만으로 친환경 태양전지의 효율을 크게 높이는 기술을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소재를 열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온도를 빠르게 높이면 결정이 더 규칙적으로 성장하고, 전류 이동이 원활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안티모니 셀레나이드(Sb₂Se₃)는 카드뮴(Cd)이나 납(Pb)과 같은 유해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안티모니(Sb)와 셀레늄(Se)만으로 구성된 친환경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다. 빛을 잘 흡수하고 열과 화학 반응에도 강해 튼튼하면서도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안티모니 셀레나이드 소자는 결정이 제각각으로 자라는 방향성과 결함으로 인해 전자와 정공의 이동이 방해받아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해결의 실마리를 ‘결정이 자라는 속도’, 즉 태양전지 제작 과정에서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에서 찾았다. 온도를 빠르게 높이면 결정이 일정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서고 결함이 줄어들어, 전기가 막힘없이 흐르며 효율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단순한 온도 조절만으로도 결정 구조와 전하 이동 특성이 달라지며, 결국 소자의 성능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주사전자현미경, X선 회절, 자외선광전자분광법, 어드미턴스분광법, STEM-EDS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통해 결함 특성을 정밀하게 규명했다. 그 결과, 온도를 천천히 올릴 경우 결정이 제각각 형성되어 결함이 늘어나고 전하 이동이 방해받는 반면, 빠른 속도로 공정을 진행하면 결정이 일정하게 배열돼 전기가 더 잘 흐르고 효율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결정 성장 속도를 높이면 결함을 줄이고 전자의 흐름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양기정 DGIST 에너지환경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안티모니 셀레아니드 태양전지의 핵심 한계였던 결정 방향성과 결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며 “공정 초기의 결정 성장 속도 제어만으로도 소재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향후 상용화 및 대면적 모듈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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